김정은, '수해 복구' 앞세워 무기공장 널린 자강도 방문

석 달 만에 처음으로 자강도 수해 현장 방문
'러시아 파병' 언급 없지만 무기공장 시찰하며 '수출 무기' 점검 가능성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10월 21일 자강도 피해복구 건설현장을 현지지도하시었다"라고 보도했다.[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7월 대규모 수해가 발생한 자강도를 처음으로 공식 방문했다. 자강도는 북한의 핵심 군수공장이 밀집한 곳으로, 북한군의 대규모 러시아 파병을 추진 중인 김 총비서가 이번 시찰을 계기로 군수공장을 둘러보며 수출용 무기를 점검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김 총비서가 전날 자강도 피해 복구 건설 현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살림집(주택) 건설 상황을 살피고 소층·다층 살림집 설계와 시공에서 나타난 편향을 지적하며 부실공사에 책임이 있는 간부들을 교체할 것을 지시했다. 또 당초 계획보다 공기를 늦춰 오는 12월까지 공사를 끝낼 것을 주문했다.

이날 김 총비서가 현장에서 낸 메시지는 '민심'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지난 7월 북부 지역인 양강도와 자강도 일대에 대규모 수해가 발생한 뒤 주민 여론을 다스리기 위해 나온 여러 조치와 메시지와 같은 맥락의 언급들이 있었다.

북한은 최근 '무인기의 평양 침투 사건'과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폭파로 대남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김 총비서 본인도 지난 8일 김정은국방종합대학 방문 연설, 15일 국방 및 안전 분야에 관한 협의회 소집, 18일 인민군 2사단 지휘부 방문 등을 통해 호전적인 대남 메시지를 표출해 왔다. 여기에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사건이 불거지며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태다.

수해 지역 집중 시찰은 여름 이후 거의 이뤄지지 않았는데, 정세가 긴장된 상황에서 김 총비서가 돌연 수해 지역을 다시 찾아 민생 행보를 보인 것을 두고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그는 지난 여름 수해 지역을 집중 시찰할 때도 유독 자강도를 빼고 공개활동을 진행했다. 북한 매체도 자강도에 수해가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를 거의 언급하지 않았는데, 전문가들은 북한이 자강도 일대 군수공장의 피해 사실 노출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보도를 조정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자강도는 군수공업의 '메카'로 불릴 정도로 무기 관련 시설이 밀집해 있다. 미사일과 각종 포탄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진 강계 트랙터 공장(26호 공장), 미사일 제어 기기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청년 전기 연합 기업소(38호 공장), 미사일 발사대를 생산하는 성간 강철 공장(81호 공장), 소총·기관총·탄약을 생산하는 강계 정밀기계 종합 공장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수년 사이에는 북한이 극초음속미사일을 자강도에서 개발·생산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 때문에 김 총비서의 이번 시찰은 북한이 군수공장의 피해를 상당 부분 복구했기 때문에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대규모 파병 및 대러시아 군사지원 확대를 앞두고 직접 최고지도자가 관련 사안을 챙기는 모습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도 담겨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해 발생 이후 김 총비서의 자강도 방문은 처음이라면서 "어느 정도 피해 복구가 가시화되면서 현지지도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종합적으로 수해 복구가 성과 있게 진행 중임을 선전하면서 일부 부족한 점을 시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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