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노동신문서 '주체연호' 삭제…통일부 "독자우상화 일환"

노동신문, 13일자부터 '주체연호' 생략

(위) '주체연호'가 표기된 노동신문 12일자의 모습 (아래) '주체연호' 없이 일자만 표기된 노동신문 13일자의 모습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면 제호에 표기해 온 '주체연호'가 삭제됐다.

노동신문은 지난 12일까지는 연도를 표기할 때 '주체 113(2024)년'을 명시했지만, 13일부터는 이를 생략하기 시작했다. 다만, 노동신문과는 달리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여전히 주체연호를 표기하고 있다.

주체연호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1912년을 주체 1년으로 삼는 연도 표기법으로, 김일성이 주창한 '주체사상'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후 북한은 '주체년호 사용 규정'을 제정하고 이를 각종 문서와 출판물, 우표 등에서 사용해 왔다.

이번 삭제 조치를 두고 일각에선 김 총비서가 선대의 흔적을 지우는 작업을 심화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북한은 최근 김정은 당 총비서 고유의 통치사상인 '김정은주의'를 정립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통치이념 수립과 더불어 북한이 선대의 흔적을 흐리고 김 총비서의 독자적인 통치 방식을 굳히기 위한 여러 조치가 이행되는 동향도 있다.

김 총비서가 지난 1월 15일 최고인민회의에서 "공화국의 민족역사에서 통일, 화해, 동족이라는 개념 자체를 완전히 제거해 버려야 한다"라고 선언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주체연호를 일괄적으로 '폐기'한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선대에 의존하지 않으려는 '독자 우상화'의 일환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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