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계속 '대남 적개심' 고취…경제 성장 '부수 효과' 노려(종합)
노동신문, 각 경제부문 '복수 의지' 부각하며 "열의를 생산으로" 추동
통일부 당국자 "전반적으로 경제 성과에 대한 압박감 작용하는 듯"
- 최소망 기자,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임여익 기자 = 북한이 '남한 무인기의 평양 침범' 사건을 활용해 주민들의 대남 적개심을 끌어올리고 있다. 동시에 이를 '경제 성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며 결집에 집중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멸적의 의지를 만장약하고 당 결정 관철전에 더욱 박차를' 제하 특집기사를 통해 순천지구 청년탄광연합기업소에서 "괴뢰 한국 것들에 대한 복수의 일념으로 끓어번지는 탄부들의 열의에 맞게 생산 조직과 지휘를 보다 결패있게 진행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그 어느 탄광의 막장에서나 신성한 우리 공화국의 주권을 난폭하게 침해하고 무모한 도전 객기를 부리는 괴뢰 한국 것들에 대한 끓어오르는 증오심이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속에 석탄 생산량이 늘어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2·8직동청년탄광, 천성청년탄광, 영대청년탄광, 순천탄광기계공장, 은산탄광설비부속품공장에서도 "외무성 '중대 성명'이 발표된 때로부터 더욱 치열한 증산 투쟁을 벌여가고 있다"면서 성과를 선전했다.
또 신문은 흥남비료연합기업소 일꾼들이 '평양의 상공에 무인기가 침투했다'는 소식을 접한 그날 "밤교대 작업을 마치고 퇴근 준비를 하던 원료·발생로·압축기 직장 등 여러 직장 노동자가 작업복을 다시 갈아입고 서릿발이 번득이는 눈길로 생산 현장에 들어섰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상원시멘트연합기업소에선 "중대 주권 침해 도발을 저지른 원수들을 모조리 소탕해 버릴 의지를 더욱 가다듬으며 생산 정상화의 동음을 높이 울리고 있다"라고 전했으며, 농업부문 일꾼들의 반응도 전하며 "평양 하늘을 더럽힌 원수들을 단매에 쓸어버릴 결사의 각오를 안고 낟알 털기 속도를 높이고 있다"라고 독려했다.
신문의 보도를 요약하면 북한의 각 경제부문과 주민들은 지난 12일 노동신문에 실린 '남한 무인기의 평양 침투' 사건을 본 뒤 이에 대한 분노를 '경제 성과'로 표출하겠다는 의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북한은 남한에 대한 주민들의 '분노'가 군중시위 등으로 표출됐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 이번엔 이와 달리 경제 성과 달성으로 분노가 전환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이는 연말 총결산을 앞둔 북한의 내부 사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주민들의 대남 적개심이 생산 증대로 이어져야 한다는 논리"라며 "이례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 당국자는 북한이 수해 복구를 해야 하는 상황, 올해 내로 '지방발전 20X10 정책'의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 내년에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완료해야 하는 상황 등을 언급하며 "전반적으로 경제 성과에 대한 압박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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