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남매의 '말폭탄'…고강도 '핵 능력 과시' 도발 수순?

'핵무기 사용' 위협하며 "서울·대한민국 영존 불가능"
최고인민회의 앞두고 대남 강경 기조 정리…ICBM 등 고강도 도발 가능성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일 서부지구의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부대 훈련기지를 현지 시찰하면서 전투원들의 훈련실태를 료해(파악)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이 자리에서 "우리를 공격하려 한다면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그의 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이 이틀 사이 남측을 향해 '핵무기 사용'을 언급하고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비난으로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켰다. 이들의 말 폭탄이 실제 행동인 고강도 무력 도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자에서 김 총비서가 지난 2일 서부지구 특수작전부대 훈련기지를 찾은 소식을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우리 측의 '국군의 날 행사'를 언급하며 "핵보유국과의 군사적 충돌에서 생존을 바라여 행운을 비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할 부질 없는 일"이라면서 "그러한 상황이 온다면 서울과 대한민국의 영존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 총비서는 특히 윤 대통령이 '국군의 날'에서 '북한 정권의 종말'을 언급한 것에 대해 "온전치 못한 사람"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이보다 하루 앞선 전날엔 김여정 부부장이 조선중앙통신에 담화를 내고 국군의 날 행사에서 공개된 '현무-5' 등 무기를 폄하했다. 김 부부장 역시 '핵무력'을 강조하며 우리 측이 "핵보유국 앞에서 졸망스러운 처사"를 선보였다거나 "비핵국가의 숙명적인 힘 열세"라고 노골적인 언사를 내놨다.

'백두혈통' 남매가 국군의 날을 기점으로 '말폭탄'을 쏟아낸 것인데, 이로 인해 남북 간 긴장이 올해 중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 총비서가 윤 대통령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며 비난한 것은 2년 만이기도 하다.

북한은 지난 두 달간 우리 정부의 대북 수해 지원 의사 표명이나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새 통일 담론인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해서도 침묵하는 등 남측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면서 굳이 상대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돌연 강경한 대응에 나선 것은 국군의 날에 부각된 정부의 '힘에 의한 평화' 기조에 맞불을 놓을 필요성이 있기 대문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핵보유국'이라는 자신들의 목표가 '정당하다'라는 논리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와 김 부부장이 공통적으로 "적들이 만약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를 무시하고 한미동맹에 대한 과도한 '신심'에 넘쳐 공화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무력 사용을 기도하려 든다면 가차 없이 핵무기를 포함한 수중의 모든 공격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 역시 핵무기 보유 및 사용의 책임은 한미를 비롯한 '외부세력'에 있다는 북한의 논리를 보여 주는 대목이다.

이는 지난 2022년 '핵무력정책법'을 제정해 핵무기 사용 원칙과 절차를 확정한 후 이를 헌법에까지 반영한 북한의 정책 기조에 따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북한은 내주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할 예정인데, 이번 회의에서는 남한을 '적대국'으로 규정하고 통일이나 민족 등의 내용을 삭제하는 헌법 개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를 앞둔 시점에 직접적으로 남측을 향해 위협용·선전용 언사를 한 것으로 미뤄보아 개정 헌법에 반영할 대남 강경 기조가 문안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노동신문에는 김 총비서의 발언과 김 부부장의 담화가 함께 실렸는데, 이 역시 주민들에게 남한과의 단절을 재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대남 기조를 확정한 북한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전후로 고강도 무력시위를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 물론 미국에 대한 핵 공격 능력을 부각하기 위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신형 전략 무기들을 통한 무력도발 가능성이 제기된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