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여정, 국군의날 행진에 "허무한 광대극…핵보유국 앞 졸망스러워"
전략사령부 창설에 "개가 투구를 썼다해도 범·사자 아냐" 비난
"수중의 모든 공격력 주저없이 사용할 것"…남남갈등 노린 듯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3일 우리 군의 '국군의 날' 기념행사를 두고 몸집만 비대한 무기들을 늘어 놓은 "허무한 광대극"이라고 비난하면서, 만약 남한이 군사적 대결을 기도한다면 "수중의 모든 공격력을 주저없이 사용하겠다"라고 위협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들개무리의 힘자랑인가, 식민지 고용군의 장례행렬인가'라는 제목의 담화를 내고 지난 1일 진행된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과 시가행진에 대해 "3축타격체계와 유무인무기체계를 포함한 80여종에 달하는 각종 무장장비들을 다 꺼내놓고 온갖 미사여구로 떠들어 댔다"라면서 "들개무리가 개울물을 지나간 듯 아무런 흔적도 여운도 없는 허무한 광대극에 불과했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미군의 전략폭격기 'B-1B'가 경기도 성남 소재 서울공항 상공을 비행한 데 대해 "한국의 군통수권자와 수하졸개들, 괴뢰육해공군이 정중히 도열해 경의를 표하는 몰골이야말로 세계 열병사에 두 번 다시 없을, 혼자 보기 아까운, 오직 식민지한국에서만 연출할 수 있는 명장면"이라고 비꼬았다.
또 전술핵급 지하 벙커 관통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탄두 중량 8t(톤)의 '현무-5'가 공개된 데 대해서는 "재래식탄두의 화약질량만 불구면 핵탄두로 변이된다는 기상천외한 사유방식을 가지고 있다"라면서 "시위행진용 또는 마음달래기용으로는 맞춤하겠는지, 군사적 쓸모에 대해서는 세상이 의문시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비아냥거렸다.
현무-5가 9축 바퀴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것에 대해서는 "누가 고작 8톤짜리 탄두나 던지자고 그런 '거대한 달구지'를 만들겠는가"라면서, 자신들의 방사포(다연장로켓)는 "기형달구지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우리 방사포 1대의 투발 능력은 재래식 탄두의 폭약량으로 환산하면 900t의 폭발력과 맞먹는것으로 계산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핵보유국 앞에서 졸망스러운 처사"라며 "비핵국가의 숙명적인 힘의 열세의 벽을 넘지 못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스스로 증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 부부장은 '창피한줄 알아라', '실물을 공개하지 않은 신비한 유령무기로 선전했어야 한다', '발사대차 게걸음식 기동능력은 주차할 때만 필요한 기능이다'라면서 현무-5를 폄하하는 데 집중했다.
김 부부장은 우리 군의 전략사령부 창설에 대해서는 "비루먹은 개가 투구를 쓴 것으로 아무리 개가 투구를 썼다고 해도 범이나 사자로 둔갑할 수는 없다", "안보를 상전(미국)에게 통채로 내맡긴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모든 추태가 자멸의 시간표만을 재촉하고 있다"라면서 "우리 국가수반은 만약이라는 전제조건을 달긴 했지만 대한민국이 한미동맹에 대한 지나친 과신에 빠져 반공화국 군사적 대결을 기도하려한다면 수중의 모든 공격력을 주저없이 사용할 입장을 재천명했다"라면서 김 총비서의 지시를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또 "이번에 윤석열이 전쟁열에 잔뜩 들떠 돋구어댄 대결악청은 종말을 앞둔 자의 최후 비명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허세부리기에 열을 올렸지만 불안초조한 심리의 여과없는 노출이였다"라고 말했다.
북한의 공식적인 대남 메시지는 약 두달 만이다. 북한은 우리 정부의 대북 수해 지원 의사 표명, 새 통일담론 '8·15 통일 독트린' 등의 대북 메시지에도 그간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아왔다.
이번 김 부부장의 담화는 우리 국방력을 폄훼함으로써 '남남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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