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는 전쟁범죄 공범"…국제형사재판소에 김정은 제소 가능할까

전략연, 이슈브리프 '김정은 ICC 제소 관련 국제법 법리 검토' 발간
"국제법상 '방조범'의 실제적·정신적 요건 모두 충족"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이 "러시아와 전쟁범죄 공범"이라고 주장한 가운데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제소할 수 있는지를 검토한 국내 보고서가 발간됐다.

변상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연구실 연구위원은 4일 '전쟁범죄 공범 김정은 ICC 제소 관련 국제법 법리 검토'란 제목의 이슈브리프를 발간하고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규정을 바탕으로 김 총비서의 제소 여부를 검토했다.

로마규정은 국제범죄에 대한 형사처벌을 위해 설립된 국제형사재판소의 관할권을 인정하기 위한 다자조약이다. 이 중 제25조 제3항은 △(제3호)엄격한 의미의 방조범 △(제4호)집단범죄에 대한 기여범으로 두 가지 유형의 '방조범'을 규정하고 있다.

규정 제25조 제3항 제3호는 어느 개인이 "범죄의 실행을 용이하게 할 목적으로 범행 수단의 제공을 포함해 범죄의 실행이나 실행의 착수를 방조하거나 또는 달리 조력한 경우" 국제범죄로 인한 형사책임을 진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또 제4호는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활동하는 집단에 의한 범죄의 실행 또는 실행의 착수에 기여한 경우, 그러한 기여가 고의적이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 제30조에는 국제범죄로 성립되려면 '실제적 요건'인 '행위'와 '정신적 요건'인 '고의'가 충족돼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변 연구위원은 "법리 검토 결과 현재 전쟁범죄를 자행하고 있는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는 김 총비서의 행위는 로마규정 제25조 제3항 제3호의 '방조범'의 '실체적 요건'(행위)에 해당한다"라면서 "살상 무기를 수출·공급 또는 지원하는 김 총비서의 결정은 '방조범'의 '정신적 요건'(범죄 실행을 용이하게 할 목적)을 충족할 가능성도 매우 크다"라고 주장했다.

또 "공동의 목적하에 활동하는 '러시아 군대'라는 '집단'이 우크라이나 민간인 또는 민간 시설 공격 등 전쟁범죄를 범하는 데 김 총비서가 어떤 식으로든 기여하고 있어 '기여범'의 '실체적 요건'도 충족된다"라면서 "김 총비서의 '행위'에 위법성이 있단 지적이 지속 제기돼 왔고 그 동일한 행위를 계속 반복하는 것은 그 행위에 위법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는 '정신적 요건', 즉 '고의성'도 입증된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제법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들은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합법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달 29일 담화를 내고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어불성설"이라면서 "엄중히 경고한다"라고 반발했다. 김 부부장은 "젤렌스키의 논리대로라면 우크라이나 전쟁터에 가장 많은 무기와 탄약을 들이민 미국과 서방이야말로 마땅히 특등 공범국 지위를 부여받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