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전향 장기수 '리재룡' 생일상…'통일' 빼고 '애국투사'로 불러

올 들어 '애국투사'로만 언급…'통일 지우기' 일환 분석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일성과 김정일 동상.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000년 북송된 비전향 장기수 리재룡에게 80세 생일상을 보냈다. 북한은 그간 비전향 장기수를 '통일애국투사'로 부르던 것과는 달리, 올해부터는 '통일'을 뺀 '애국투사'로만 칭하고 있다.

비전향 장기수는 공산주의 사상을 포기하지 않고 남한 감옥에서 장기간 생활한 남파 간첩 등을 가리키는 말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불굴의 애국투사들을 끝없이 아끼고 내세워주시며 대해 같은 사랑을 베풀어 주시는 김정은 동지께서는 여든번째 생일을 맞이한 리재룡 동지에게 지난 2일 은정 어린 생일상을 보내주시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우리 당은 조국의 품에 안긴 리재룡 동지가 사회주의 혜택 속에 건강하여 애국투사로서의 삶을 영원히 빛내가도록 극진히 보살펴줬다"라면서 "국가적인 중요한 행사의 대표로, 특별손님으로 불러주고 끝없는 영광을 거듭 안겨줬다"라고 전했다.

남한 어부 출신 비전향 장기수인 리재룡은 지난 1944년 강원도 양양에서 태어나 1967년 조업 중 북한으로 가게 됐고, 남한으로 돌아온 다른 선원들과는 달리 그는 북한에 잔류했다. 이후 남파 공작원 교육을 받고 1970년 대구로 남파됐으나, 10여 일 만에 체포됐다.

29년이 넘는 기간 동안 복역을 한 리재룡은 2000년 다시 북한으로 송환됐고, 이후 결혼하고 딸을 낳기도 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축복'을 그의 딸 이름으로 지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지난해까지 비전향 장기수를 '통일애국투사'로 칭했는데, 올해부턴 '통일'을 뺀 '애국투사'로만 부르고 있다.

신문은 지난해 5월에는 비전향 장기수 한장호의 100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기사를 실었는데, 당시 그를 '통일애국투사'로 칭했다. 또 지난해 11월 1일 자 기사에서 비전향 장기수 리인모를 언급하면서 '통일애국투사'로 부르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그들을 '애국투사'로 부르고 있다. 지난 8월 14일 자 기사에서도 비전향 장기수 박완규는 '애국투사'라고만 언급됐다. 이는 김 총비서가 올해 초 '통일'을 지우라는 지시를 내린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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