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위성 3개 쏜다더니…北, 연일 주변국 위성 발사 소식만
중국 및 이란의 위성발사 소식 보도…연내 새 위성 발사 어려울 듯
위성 아닌 다른 무기체계나 핵 기술 과시할 가능성도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연일 주변국의 위성 발사 소식을 전하고 있지만, 정작 올해 안에 정찰위성 3기를 쏘아 올리겠다고 공언한 자신들의 계획은 지키지 못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9월에만 우방국 위성 발사 소식 4건을 보도했다.
통신은 지난 21일 중국이 태원위성발사센터에서 '길림 1호 광폭 02B01'을 비롯한 여러 개의 위성을 쏘아 올렸다고 보도했다. 또 지난 20일엔 중국이 서창위성발사센터에서 북두 항법 위성 2개를 쏘아 올렸으며, 지난 7일엔 태원위성발사센터에서 '길리성좌 03조' 위성을 쏘아 올려 궤도에 진입시켰다고 각각 보도했다.
통신은 지난 15일 자 보도에선 이란이 자체 제작한 로켓 연구용 위성을 궤도에 쏘아 올렸다고 전했다.
대외매체를 통해 각국의 위성 발사 소식을 종종 전달하며, 자신들이 국제 우주 개발 및 위성 관련한 소식을 주시하고 있음을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 또 자신들의 위성 개발 및 발사의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다만 이 소식은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 5월 한 차례 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바 있는데, 주민들이 다른 나라의 소식을 보고 자신들의 위성 발사 계획이 '실패'했다는 점을 인지하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노동신문에 게재된 위성 관련 기사는 지난 7월 20일 자에 보도된 '위성화상 자료와 그 이용'이 마지막이다.
당시 신문은 국제적으로 "위성화상 자료는 기상관측부문, 농업부문, 자원개발부문, 수산부문, 지도작성부문 등 인민경제 여러 부문과 군사 분야에 광범히 이용되고 있다"라면서 위성 개발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앞서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해 말 전원회의에서 "우주개발부문에서 2023년에 첫 정찰위성을 성공적으로 쏴 올려 운용하고 있는 경험에 기초해 2024년에 3개의 정찰위성을 추가로 쏘아 올릴 데 대한 과업"을 제시한 바 있다.
이러한 김 총비서의 발언이 무색할 만큼 올해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성적은 최하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올해가 석 달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 여름 수해 복구와 연말 경제 성과 도출을 위해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1기의 발사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의 정찰위성 개발에는 러시아의 기술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됨에도 발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 러시아가 가장 실질적인 노하우를 전수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과, 러시아의 본격적인 개입이 이뤄진 뒤 북한의 위성 개발 및 발사 계획을 전면 재검토했을 가능성이 동시에 제기된다.
일각에선 북한이 올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다른 방식의 군사 도발을 단행할 수도 있다고 본다.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무기체계를 선보이거나 7차 핵실험 혹은 지금까지 선보이지 않았던 핵기술을 과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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