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삐삐 폭탄' 테러 사건에 관심…'반미 기조' 부각

헤즈볼라 '보복' 의지 대변…"문제는 미국"

17일(현지시간) 레바논 전역에서 현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호출기 동시 폭발로 부상당한 사람들을 이송한 구급차가 베이루트의 아메리칸 대학 베이루트 의료센터에 도착하고 있다. 이번 폭발로 인한 부상자는 헤즈볼라 대원과 의료진을 포함해 1000명이 넘었다. 2024.09.17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19일 레바논에서 발생한 일명 '삐삐 테러' 사건을 조명하며 '반미 기조'를 부각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레바논 보건 장관을 인용해 "17일 레바논 전역에서 휴대용 무선 호출기들이 거의 동시에 폭발하여 많은 인명피해가 초래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 폭발로 8명이 사망하고 2800여 명이 부상당했으며 그중 200명은 위중한 상태에 있다고 전했다. 부상자 중에 무장단체 헤즈볼라 조직원들과 레바논 주재 이란 대사가 포함됐다고도 전했다.

이어 신문은 레바논 정부가 이를 '극악한 테러 행위'라며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이 범죄적인 공격 만행을 감행했다"면서 이에 보복을 예고했다고 전했다.

같은 면 '국제법과 국제기구도 안중에 없는 불량배' 제하의 기사에서도 이스라엘의 소행으로 유엔 파키스탄 난민 구제 사업기구의 학교 직원 6명이 사망했다며 "국제기구 성원들에 대한 학살 만행"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문제는 미국에 있다"며 "다른 나라들에 대해 날조된 모략자료를 가지고 '인권결의'를 채택한다, 제재를 가한다 하면서 (중략) 이스라엘의 천인공노할 국제법 유린 범죄에 대해서는 줄곧 모르쇠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이런 노골적인 비호가 있어 이스라엘이 날로 더욱 무분별하게 날치고 있는 것"이라며 테러 사건의 배후를 미국으로 지목했다. 아울러 신문은 가자지구에서 발생하고 있는 전쟁에서 팔레스타인 사망자 수를 공개하며 "이스라엘이 가자지대에서 살육 만행에 광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북한은 최근 중동에서 발생하고 있는 전쟁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반미 기조'를 부각하는 모습이다.

또 '삐삐 테러' 사건은 통신 단말기 공급망에 침투해 대규모 공급을 감행한 사례인 만큼 북한의 주목도가 높을 것으로 추측된다.

헤즈볼라가 호출기를 대량 주문한 이유는 이스라엘의 도청·위치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알려졌는데, 김정은 총비서의 안전, 경호에 민감한 북한 역시 관심 있게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