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미 훈련에 도발 없이 조용…수해 복구·결속에 집중

軍 각종 건설·복구에 동원된 듯…대대적 실기동 훈련시 도발 가능성도

한미연합 군사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 (UFS·을지프리덤실드) 연습이 시작한 19일 경기 평택시 팽성읍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 상공에서 MQ-1C 그레이이글 무인 정찰·공격기가 이륙하고 있다. 이번 UFS는 이달 19일부터 29일까지 1·2부로 나뉘어 실시되며 1부는 정부연습(을지연습)과 연계해 19~23일에, 2부는 군 단독으로 26~29일에 진행된다. 2024.8.19/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하반기 한미 연합군사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가 진행된 지 닷새가 지났지만, 북한이 이렇다 할 반응이나 대응 도발은 보이지 않고 있다. 대외 행보보다는 내부 결속에 더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23일 제기된다.

한미는 지난 19일부터 연합훈련을 개시했다. 통상 북한은 한미 연합연습을 '북침 전쟁 연습'이라고 주장하며 강한 반발·도발에 나서곤 했다.

하지만 이번 훈련에 대해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강경한 군사 도발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 북한의 마지막 미사일 도발은 지난달 1일 이뤄진 뒤 한 달 이상 중단된 상태다. 당시 북한은 4.5톤(t)급 탄두를 장착한 새 전술 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을 발사했다.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4일 신형 전술 탄도미사일 발사대 250대를 국경지대에 배치하기로 하며 '인계인수 기념식'을 참석했지만, 이는 연합훈련을 겨냥한 행보라기엔 무리가 있다.

앞서 북한은 한미 연합연습이 본격 개시되기 직전인 지난 18일 외무성 미국연구소 공보문을 통해 "핵 대결을 가상한 훈련까지 포함됨으로써 핵전쟁 시연"이라고 비난하면서 "최상의 억제력으로 힘의 균형을 유지할 것"이라고 도발을 암시하는 듯한 언급을 했다. 그러나 이 공보문 이후에는 연합연습에 대한 직접 비난도 나오지 않는 등 비교적 잠잠한 상태다.

이날엔 외무성 보도국 대외보도실장 명의 담화로 미국이 한국에 아파치 공격 헬기(AH-64E)를 추가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을 비난했다. 담화는 "한미의 대규모 합동군사연습 개시로 조선반도(한반도)에서의 정치·군사적 긴장 상태가 더욱 첨예화되고 있는 속에 지역에서의 안보 불안정을 고의로 증대시키는 도발적 망동"이라고 지적하며 연합연습을 언급했지만, 이보다 아파치 헬기 도입에 대한 비난에 더 집중했다.

북한이 이처럼 한미연습에 비교적 '조용한 대응'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지난달 말 서북부에서 발생한 수해 복구 및 지원에 총력을 투입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수해지 복구 건설 사업을 위해 인민군과 다수의 청년이 투입됐으며, 전 사회적으로도 수해 지원 열풍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도 수해로 흩어진 내부 민심을 다잡고 김 총비서에 대한 충성심을 고조시키는 작업이 우선되고 있는 만큼 불필요한 군사 행보를 자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물리적으로도 군 인력이 수해 복구와 살림집 건설, 비무장지대(DMZ) 장벽 건설 작업 등에 동원되는 만큼 위협적인 군사 도발에 나서긴 어려운 상황일 수도 있다.

다만 오는 26일부터 군은 한미연습 2부로 지상·해상·공중 영역에서의 실기동 및 사격훈련 등 총 48건의 야외기동훈련(FTX)을 실시하는데, 이때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다. 지난해보다 FTX와 여단급 훈련이 늘어난 것은 물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대응에 중점을 둔 다영역작전도 이뤄질 예정으로, 북한이 이때를 기다려 맞대응성 무력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