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러시아 수해 지원 의사에 "반드시 필요할 때 도움 청할 것"
푸틴, 애도 서한 전달…北 "진정어린 위문 마음으로 받는다"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 압록강 인근에서 발생한 수해 피해 복구에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지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이를 완곡히 거절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 김정은 동지께 러시아연방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동지가 최근 우리나라의 일부 지역에서 큰물(홍수)과 폭우로 인한 엄중한 피해가 발생한 것과 관련하여 위문을 표시했다"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모스크바의 위문은 8월 3일 저녁 우리 나라 주재 러시아 연방 대사관을 통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에 전달됐으며 즉시 국가최고지도부에 보고되었다"라고 했다.
서한에서는 "김정은 동지와 전체 조선 인민에게 진심으로 되는 위문과 지지를 표시하면서 피해 복구를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신속히 제공할 용의를 표명했다"라고 신문은 전했다.
김 총비서는 "러시아 정부에 충심으로 되는 사의를 표했다"라며 "가장 어려울 때 진정한 벗에 대한 특별한 감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표시하면서 가장 친근한 벗들의 진정어린 위문을 마음으로 전해받는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 단계에서 큰물 피해를 시급히 가시기 위한 국가적인 대책들이 강구되였으므로 이미 세워진 계획에 따라 피해복구사업이 진척될 것이며 만약 그 과정에 앞으로 반드시 도움이 필요될 때에는 가장 진실한 벗들, 모스크바에 도움을 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진정어린 위문을 보낸 것에 대해 우리 인민은 우리의 곁에 가장 가까운 벗이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며 매우 커다한 감동과 고무를 받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총비서는 전날 신문을 통해 이번 수해로 단 한 건의 인명피해도 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주민들을 구조한 공군 부대를 축하 방문해 격려하고 직접 훈장을 수여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서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김 총비서는 지난달 정치국 비상확대회의에서 직접 "용납할 수 없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북한은 우리 정부의 수해물자 지원 제안에는 아무런 답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김 총비서는 전날 연설에서 인명피해가 1000명이 넘을 것이란 우리측 추측에 대해 "서울 것들의 모략 선전전"이라며 "적은 변할 수 없는 적"이라고 비난,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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