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 수업' 중이지만 활동 뜸한 주애…'노출 관리' 들어갔나

공백 2개월 반 넘어…3월 '향도' 보도 후 등장 패턴 달라져
국정원 "주애, 유력 후계자…비공개 활동 병행하며 수업 진행"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전위거리 준공식에 등장한 김정은 총비서와 딸 주애.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딸 주애의 공개 행보가 최근 몇 달간 눈에 띄게 뜸해져 주목된다. 국가정보원은 주애가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이전과 달리 공개 활동을 가려가면서 다소 조심스러운 행보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보도 기준으로 주애의 마지막 등장은 지난 5월 15일 평양 전위거리 준공식이었다. 31일 이날까지 2개월 반 남짓 등장하지 않은 것이다.

그사이에 김 총비서의 공개활동은 33회에 이른다. 그중에는 600㎜ 초대형방사포 위력시위 사격 등 군 일정이나 삼지연시 건설사업, 신포시 바닷가양식사업소,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같은 경제 현장, 그리고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체결일·7월 27일) 71주년을 기념한 경축 공연, 전승세대 상봉모임 등 '후계자'가 동행했을 법한 굵직한 일정도 있었지만 주애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기간만으로 보면 이번 '공백'이 가장 긴 것은 아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5월 17일 정찰위성발사준비위원회 현지지도에 김 총비서와 동행한 이후 8월 29일 해군사령부 축하 방문 때까지 3개월 가까이 등장하지 않았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공개활동인 지난 5월 전위거리 참석도 직전 공개활동 뒤 두 달여 만에 등장한 것이어서 주애의 공개활동 '패턴'이 아예 달라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주애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1월 1일 신년경축대공연 관람, 1월 5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차 생산공장 현지지도, 1월 8일 광천닭공장 현지지도, 2월 9일 건군절 기념 국방성 방문, 3월 15일 강동온실농장 준공, 항공육전병부대 훈련에 참석하는 등 다방면에서의 활동 영역을 넓히는 분위기였다.

주애의 행보가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은 공교롭게도 강동온실농장 보도에서 신문이 주애를 '향도자'로 언급한 이후부터다. 사실상 최고지도자에게 어울리는 표현이 나오면서 주애의 '후계자설'이 다시 불거졌다.

그런데 조선중앙TV 등 관영매체에서 돌연 '향도자' 표현을 삭제하면서 주애와 관련한 선전선동전략에 모종의 변화가 감지되기도 했다. 주애에 대한 관심이 과해졌다는 북한 정권의 판단에 따라 의도적으로 노출 빈도를 줄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가정보원 역시 지난 29일 국회 정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북한이 딸 주애를 유력 후계자로 암시하며 후계자 수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북한이 "주애에 대한 주민 반응을 의식해 선전 수위 및 대외 노출 빈도를 조절하면서도 비공개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주애가 지난 3월 '향도자' 표현 이후 등장한 유일한 일정이 전위거리 준공식이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주애는 처음 등장할 때부터 북한이 안보와 경제를 강화하면서 정책의 핵심 타깃으로 삼은 '미래세대'의 상징으로 여겨졌는데, 청년들이 건설한 전위거리 준공식 참석은 이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다만 여전히 주애의 후계자설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많다.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탈북해 망명한 리일규 참사는 김 총비서가 주애를 꼬마 때부터 데리고 다녔다면서 '숭배감'과 '신비감'이 없는 주애를 북한의 후계자로 보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