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벨라루스 외무장관 회담…통일부 "향후 동향 주시"(종합)
벨라루스 외무, 北 대외경제상도 만나…노동자 파견 논의했을 수도
"대북제재 영향 안 받는 경제력 발전 방안 논의"
- 유민주 기자,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최소망 기자 = 북한과 벨라루스가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지역·국제 정세와 관계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최선희 외무상과 막심 리젠코프 벨라루스 외무상(외교장관) 사이의 회담이 지난 24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라고 보도했다.
회담에서는 북한과 벨라루스 간 "전통적인 친선 협조 관계를 가일층 강화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문제들과 호상(상호) 관심사로 되는 지역 및 국제정세들에 대한 심도 있는 의견교환이 진행됐다"라고 신문은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두 국가 모두 러시아의 우방국인 만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러시아를 지지하는 입장을 부각하고 반미·반제 의식을 공유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날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리젠코프 장관은 북한의 대내외 무역과 수출·수입 업무를 관장하는 내각 중앙 행정기관인 대외경제성 수장도 만났다.
신문은 "윤정호 대외경제상과 리젠코프 외무장관 사이의 담화가 있었다"면서 "두 나라 사이 협조 실현을 위한 실무일꾼들의 부문별 면담들도 진행됐다"라고 보도했다.
북한과 벨라루스 간 경제협력은 북한 노동자 파견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는 만큼 관련 논의가 이뤄졌을지 주목된다.
이날 주북한 러시아대사관 텔레그램에 따르면 리젠코프 장관은 지난 24일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대사를 만났다. 마체고라 대사는 지난달 북러 정상회담에 대한 내용을 리젠코프 장관에게 전달하고 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지난 1994년부터 장기 집권하고 있는 국가인 벨라루스는 대표적인 '친러 국가'이다.
최근 북러 밀착 행보과 맞물려 북한과 벨라루스 사이의 접촉도 잦아지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예브게니 셰스타코프 벨라루스 외무차관이 평양을 방문해 임천일 외무성 부상과 만나 고위급 접촉을 강화하고, 경제 및 문화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이같은 동향은 러시아·벨라루스·북한 3국의 연대 강화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루카셴코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러시아·벨라루스·북한' 3국의 협력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벨라루스 외교장관의 방북은 처음으로 보인다"며 "향후 동향에 대해서는 국제사회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벨라루스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북한과 벨라루스는 식량 안보, 교육, 보건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제한받지 않는 분야의 경제력 발전 방안, 그리고 벨라루스 식품, 북한 화장품, 상호 전시·박람회 참여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모든 교류 협력은 안보리 결의와 국제 규범을 준수하는 가운데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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