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까지 들고 '경제 투어' 나선 김정은…'외화벌이' 중요성 부각
주요 간부들과 전국 순회하며 '경제 챙기기' 이미지 연출
장기적 차원 관광업 '힘주기'…디테일 챙기며 곧 관광 재개 시사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최근 일주일 사이 주요 간부들을 대동해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경제 성과를 챙기고 있다. 특히 삼지연과 원산을 '국제적 관광지'로 키울 것임을 시사하면서 '외화벌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18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지난 16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건설사업을 현지에서 지도했다. 이에 앞서 김 총비서는 지난 11~12일엔 삼지연시를 찾았고, 지난 15일엔 신포시를 찾았다.
이 현장 3곳에는 김덕훈 내각총리, 조용원·리일환·김재룡 당 비서, 김여정 당 부부장 등 국정을 이끄는 고위급 간부들이 총출동했다. 그간의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김 총비서와 간부단은 삼지연시부터 원산시까지 '경제 정책 투어'를 다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는 신포시 풍어동에서는 새 양식장 건설을 지시하며 "3~4년 후에는 제일 잘사는 '부자시'"가 될 것이라면서 지방경제 활성화를 공약하기도 했다.
삼지연과 원산에서는 '관광'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삼지연에는 대규모 스키 리조트를 건설해 2년 내 개장하고, 원산관광지구는 내년 5월까지 완공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수산물을 주민들의 먹거리 챙기기 못지않게 수출상품으로 활용했던 것을 감안하면, 일련의 공개활동은 '외화벌이'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이를 통한 경제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의도를 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총비서는 집권 이후부터 선대와는 다르게 유독 '관광업'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지난 2013년엔 최신식 마식령스키장의 문을 열었고, 2019년엔 대규모 온천 리조트인 양덕온천문화휴양지를 준공했다.
이는 관광산업이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으로 외화를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또 인민들에게 휴식·문화생활의 공간을 제공해 준다는 의미도 있는데, 이는 김 총비서가 강조하는 '인민 생활 향상' 정책에 따른 것이다. 관광지 건설사업은 완공된 후 가시적인 선전 효과가 큰 것 또한 김 총비서의 '치적 쌓기'에 있어 매력적인 부분이다.
김 총비서는 원산 방문에서 "관광업을 장기적으로 확대·발전 시키라"라고 지시하면서 "금강산과 칠보산·마전·금야·리원·염분진을 비롯한 동해 명승지들"을 언급했다. 동해안 일대 곳곳을 '관광지'로 개발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날 김 총비서는 관광지 개발뿐만 아니라 '봉사'(서비스)를 챙기는 디테일도 보였다. 그는 "봉사 운영을 흠잡을 데 없이 따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아무리 현대적인 시설이라 해도 봉사 운영 수준이 빈약하면 관광지로서의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라고 말했다.
김 총비서는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을 내년 5월에 완공하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이후 러시아 관광객만 북한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내년 초부터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전면 개방'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전국을 순회 중인 김 총비서는 북부에서 북동부, 동부 지역을 거치고 있다. 노동신문의 사진을 보면 십수 명의 간부들과 현지에서 회의도 진행했는데, 대규모 텐트에 에어컨까지 설치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규모 물자가 김 총비서와 함께 이동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만큼 이번 '경제 투어'에 북한이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북한은 신포시에서 열린 회의가 '지방경제발전관련협의회'라며 과거 김일성 주석이 낙후된 평안북도 창성군에서 지방경제를 살리기 위해 개최한 '창성연석회의'에 비견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북한은 김 총비서의 이번 순회를 앞으로도 대대적으로 부각하며 지방경제 활성화를 추동할 것으로 보인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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