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경제부문 기강 잡는 김정은…'숙청' 단행 가능성도
삼지연시 개발 현장이어 신포 양식사업소 현장서도 '질책'
하반기 경제 추동 위한 김정은식 '채찍질'…내부 기강 잡기 의도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최근 경제 현장을 연이어 시찰하며 관련 부문 간부들을 공개 질책하는 등 '기강 잡기'를 지속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김 당 총비서가 전날 함경남도 신포시 바닷가 양식사업소 건설 준비 현장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현지에서 협의회까지 소집한 김 총비서는 "설계 부문에서 보고한 양식사업소 형성안이 새 세기 양식산업의 본보기적 창조물에 걸맞은 수준에서 작성되지 못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그간 "산을 낀 곳에서는 산을, 바다를 낀 곳에서는 바다를 이용해 지방 경제를 발전시킬 데 대한 당 정책이 지금까지 관철되지 못했다"면서 "그 원인에 대해 엄중하게 분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앞서 김 총비서는 지난 11~12일에도 백두산 인근 삼지연시 개발 현장을 찾아 간부들의 '직무태만'을 강하게 질책했다.
그는 새로 지은 국내 관광객용 여관을 "발전하는 시대적 요구와는 근본적으로 대치되게 낡고 뒤떨어진 기준으로 허술하게 시공"했다며 "신설 건물을 비정상적으로 개건·보수할 필요가 생겨 경제적 손실이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 중앙과 정부의 요구와 지시, 경고를 귀등(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있다", "사상적 해이와 직무태공(태업)이 얼마나 극도에 이르렀는가", "국가공무원으로서의 초보적인 도덕과 자격도 없는 덜 돼먹은 자" 등의 표현으로 이들을 강하게 비난했다.
김 총비서는 현장에서 관련 간부들의 처벌도 지시했다. 리순철 국가건설감독상의 실명도 거론하며 권리를 정지시키고 법 기관에 넘겨 검토하라고 했고, 삼지연시 건설지휘부 준공검사위원회 관계자들을 전원 사업 정지시키고, 건설 부문 정치그룹 책임자인 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부부장을 강등시키라고도 지시했다. 이에 따라 대대적인 인사 조치가 진행될 수도 있어보여 주목된다.
북한이 고위 간부를 질책하며 처벌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2021년 6월 전원회의에는 코로나19 방역 대책 직무태만 관련 리병철 전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당시 박정천 군 총참모장 등이 해임됐다.
다만 지난해에는 평안남도 간석지 건설 종합기업소 안석 간석지 피해 복구 현장에서 "김덕훈 내각의 행정 경제 규율이 점점 더 극심하게 문란해졌다", "내각 총리의 무맥한 사업 태도와 비뚤어진 관점" 등의 표현으로 김덕훈 내각총리를 맹렬히 비난했으나 그는 아직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간부 질책은 내부 기강을 잡고 경제 부문의 성과를 독려하기 위한 김 총비서의 통치 방식으로 분석된다.
특히 북한은 지난 2021년 1월 당 제8차 대회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했는데, 올해가 네 번째 해에 해당한다. 이 계획을 완수하기까지 시간이 약 1년 반밖에 남아있지 않아 올해 하반기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하며 일꾼들 조이기에 몰두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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