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6·25'에 오물풍선 살포에 군사행동 예고…'복합 도발' 재개 초읽기

오물풍선 살포 보름만에 재개…평양 곳곳에서 주민들 '복수결의모임'
잠잠했던 대남 적대행위 시작될지 주목…'새로운 모든 억제력 시위' 언급도

인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초소. 북한군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2024.6.1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약 보름 만에 다시 오물풍선을 살포하고 평양 곳곳에서 대미·대남 적대 집회를 개최했다.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의 부산 입항에는 군사적 맞대응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북한의 '복합 도발'이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5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북한에서 살포한 오물풍선을 총 350여 개 식별했다. 북한의 이번 오물풍선 살포는 지난 9일 마지막 살포 이후 약 보름 만에 재개된 것으로 한 달 사이 5번째다.

이는 탈북민 단체들이 지난 20일 대북전단을 살포한 것에 대응으로 보인다. 김여정 당 부부장은 지난 21일 담화를 통해 "분명 하지 말라고 한 일을 또 벌였으니 (우리도)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말했는데, 이 담화를 실제로 이행한 셈이다.

또 한국전쟁 발발일을 '6·25 미제 반대 투쟁의 날'로 규정한 북한은, 전날 주민들을 평양에 집결시켜 '복수 결의 모임'을 열어 대미·대남 적대적 분위기를 고취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보도에서 "악의 원흉인 미제가 우리 인민에게 강요한 불행과 고통을 피로써 결산하고야 말 청년들의 견결한 대적 의지가 지난 24일 평양시 청년 공원 야외극장에서 진행된 청년 학생들의 복수 결의모임에서 세차게 분출됐다"라고 전했다.

같은 날 노동계급과 직맹원들의 웅변 모임도 진행됐으며, 여맹일꾼들과 여맹원들의 복수결의모임이 신천박물관 교양 마당에서 진행됐다. 또 계급교양을 주제로 한 미술전람회도 평양국제문화회관에서 개막했다.

신문은 이날 1면에 '1950년대 조국 수호 정신을 필승의 무기로 틀어쥐고 우리 국가의 존엄과 국익을 억척같이 수호하자'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신성한 내 조국 강토를 침탈하려고 미친 듯이 날뛰는 미제와 한국 괴뢰 족속들이야말로 철저히 소멸해야 할 우리의 불변의 주적"이라면서 "계급투쟁의 과녁과 최종 목적은 절대로 변할 수 없다"라고 다그쳤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평양시 청년 공원 야외국장에서 청년 학생들이 '6·25 미제반미투쟁의 날'을 하루 앞두고 복수결의모임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지난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북으로 일시 중단됐던 북한의 대남 도발 재개가 초읽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김강일 국방성 부상은 전날 담화에서 '새로운 모든 억제력 시위'라는 단어를 사용해 새로운 방식의 도발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 부상은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이 최근 부산에 입항한 것에 대해 "새로운 모든 억제력 시위 가능성을 완전히 열어두고 가장 강력한 수사적 표현으로 엄중히 규탄한다"라면서 "미한(한미)이 우리 앞에서 무력시위 놀음에 매달리는 것은 매우 위험한 장난이고 모험"이라고 비난했다.

이보다 앞서 김여정 부부장도 우리 측을 향한 '새로운 대응'을 언급한 바 있어 북한이 재개할 도발이 어떠한 방식일지가 주목된다.

한 가지 변수는 북한이 이번 주로 예고한 노동당 전원회의다. 전원회의에선 상반기 성과 총화와 하반기 구상 확정 등을 논의할 예정인데, 당장 경제 발전 성과가 최우선 과제인 만큼 북한도 나름대로 '상황 관리'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우발적 충돌' 가능성이 있는 고강도 군사적 도발보다는 이달 초에 선보였던 오물풍선 살포,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전파 교란과 저강도 군사 도발을 섞는 '복합 도발' 혹은 '회색지대 도발'을 재개할 수도 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