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푸틴, 번갈아 운전한 '아우루스'의 의미 [노동신문 사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금수산영빈관 정원구역에서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친교를 두터이 했다고 전했다.[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지난 19일 평양에서 '조로(북러)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여러가지 활동을 통해 긴밀한 친분을 과시했다.

특히, 두 정상이 번갈아 가며 러시아산 최고급 리무진인 '아우루스'를 운전한 부분이 주목받았다.

노동신문은 지난 20일 관련 보도에서 "푸틴 대통령 동지가 김정은 동지께 선물한 승용차를 두 수뇌분께서 서로 번갈아 모시며 영빈관의 아름다운 구역의 구내 길을 달리시었다"라면서 "김정은 동지께서는 선물 받은 승용차의 성능을 높이 평가하시며 훌륭한 차를 선물로 받은 데 대해 다시금 대통령 동지에게 사의를 표했다"라고 전했다.

신문은 관련 사진들도 상세히 전했다. 김 총비서가 먼저 운전하고 푸틴 대통령이 조수석에 앉은 모습, 반대로 푸틴 대통령이 운전하고 김 총비서가 조수석에 앉은 모습, 멀리서 차량이 오는 모습, 두 인사가 차량에 오르는 모습, 차량 내부가 담긴 모습 등을 모두 신문에 담았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금수산영빈관 정원구역에서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친교를 두터이 했다고 전했다.[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r

사진 속 두 정상은 모두 환하게 웃고 있었다. '자동차 외교' 선전은 두 정상의 긴밀한 유대를 부각하고 이들의 친분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차량 뿐만 아니라 차량 번호도 눈길을 끌었다. 번호판에는 북한 국기(인공기)와 함께 '7 27 1953'이 적혀 있었는데, 이는 한국전쟁(6·25) 정전 협정일인 '1953년 7월 27일'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날짜를 새긴 것은 북러가 '혈맹관계'임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24년 만에 방북한 푸틴 대통령은 확대 정상회담 전 모두 발언에서 "1945년 소련군이 북한군과 함께 일본 침략자로부터 해방을 위해 싸웠고 1950~1953년 조종사들이 수만 번 전투 비행했다"라고 언급했다. 이는 러시아 당국자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처음으로 '소련군의 6·25 참전을 공식화한 것'이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도 북러 관계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 총비서와 푸틴 대통령이 운전한 아우루스는 지난 2월 푸틴 대통령이 김 총비서에게 선물로 준 아우루스의 '업그레이드' 판이다. 당시 김 총비서의 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은 "조로 두 나라 수뇌분들 사이에 맺어진 각별한 친분 관계의 뚜렷한 증시(證示·증명하여 내보임)"이자 "가장 훌륭한 선물"이라고도 표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금수산영빈관 정원구역에서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친교를 두터이 했다고 전했다.[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그렇지만 국제사회에서 바라보는 아우루스의 의미는 조금 다르다.

북한으로 사치품 이전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 2397호에 따라 평양 한복판에서 새 아우루스가 버젓이 운행되는 것은 '제재 위반'에 해당한다. 두 정상이 제재를 위반하면서까지 자신들의 우정을 과시하는 것을 국제사회가 달갑게 볼 순 없다.

또한 북한 주민들이 두 정상의 '아우루스 우정'에 박수를 보낼 수 있을까.

북한은 개인의 자동차 소유를 금지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열악한 공공인프라 탓에 불법적으로 개인 차량이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민간이 기관이나 기업소 차량을 불법으로 운영하거나 개인 차량을 기관 명의로 위장하는 형태로 말이다.

어려운 식량·경제난에 허덕이고 있는 주민들 입장에서 최고 지도자가 러시아로부터 선물 받은 차량의 가격이 '강냉이(옥수수) 수십 만 톤'과 맞먹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불만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