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치기에 할 건 다한 북러…김정은·푸틴 '브로맨스'의 숨가쁜 하루

19일 정오부터 밤까지 몰아친 일정…조선중앙T 투샷에 집중
노동신문 "단독회담 '친선적·동지적 분위기 속 진행"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러시아연방 대통령을 환영하는 의식이 6월 19일 김일성광장에서 거행됐다"라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수십만 평양시민들이 떨쳐나 최대의 국빈으로 맞이했다"라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북 일정이 1박 2일에서 19일 당일치기로 변경됐지만 소화한 일정은 2박 3일에 버금갈 정도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는 20일 푸틴 대통령이 평양에서의 머문 약 21시간의 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북러 관계의 '끈끈함'을 선전, 과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노동신문은 전날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환영 행사를 먼저 조명했다. 광장 중심에 있는 인민대학습당에는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총비서의 대형 초상화가 걸렸다. 또 길목에는 '환영 푸틴', '조로 친선은 영원하리!' 등의 문구가 적힌 간판들이 세워져 있었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 일정은 19일 낮 12시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공식 환영식으로 시작됐다. 전용차에 탑승한 푸틴 대통령은 호위를 받으며 광장에 진입했다. 이날 조선중앙TV는 일렬로 선 채 푸틴의 도착을 기다리던 평양 시민들이 전용차가 들어서자 꽃다발과 국기를 연신 흔들며 환영하는 모습을 담았다.

공식 환영식을 시작하며 북한은 21발의 축포를 발사했다. 연이어 공군 비행대가 러시아 국기를 상징하는 삼색 연무를 공중에 뿌리며 광장 상공을 물들였다.

다음 일정은 금수산영빈관에서의 기념 촬영으로 이어졌다. 양국 국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두 사람은 정상회담을 진행할 테이블로 향했다.

이날 신문은 정상회담에서 김 총비서가 "(북한은) 시시각각 정치 정세에 대처하여 러시아 지도부와의 전략적 소통을 더욱 긴밀히 하며 불패의 조로(북러) 친선과 단결의 반석을 굳건히 다져나갈 것임을 확언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김 총비서는 푸틴 대통령을 단독회담이 진행될 방으로 안내했다. 통역사와 함께 약 2시간가량 단둘이 마주 보며 진행된 해당 회담에서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대한 논의를 '친선적이고 동지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서'를 맞바꿔 체결할 때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등장해 진행을 도왔다. 체결 후 오후 6시 15분쯤에는 이날의 주요 행사인 '공동 언론 발표'가 시작됐다. 푸틴 대통령에 이어 발언한 김 총비서는 약 10분 동안 원고에서 시선을 거의 떼지 않으며 발언문을 읽어 내려갔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러시아 연방 사이의 포괄적인 전락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이 조인됐다"라면서 "김정은 동지께서 푸틴 동지와 함께 조약에 서명했다"라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앞으로도 조선반도(한반도)에서의 무장분쟁 재발위협을 제거하고 불가분리적인 안전 원칙에 기초하여 이 지역에서 장기적인 평화 및 안정구도를 형성하기 위해 정치·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용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총비서는 "러시아 연맹과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불패의 동맹관계를 끊임없이 발전시키기 위한 앞으로의 전 행정에서 자기의 조약상 의무에 언제나 충실할 것"이라고 확언했다고 한다.

회담을 마친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을 기념하기 위해 준비한 선물을 교환했다. 푸틴 대통령은 김 총비서에게 전용차 '아우루스', 차 세트, 단검 등을 선물했다고 타스 통신은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푸틴 대통령에게 액자에 끼워진 그의 얼굴이 그려진 예술품 등을 선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회담 후 선물받은 전용차를 바로 시운전하며 영빈관 장미정원으로 이동했다. 갈 때는 푸틴 대통령이, 돌아올 때는 김 총비서가 한 번씩 번갈아 가며 운전했으며, 조선중앙TV는 차량 안에 카메라를 설치해 두 사람의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을 짧게 담았다. 김 총비서는 이날 정원에 있던 풍산개 한 쌍을 푸틴에게 선물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금수산영빈관 정원구역에서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친교를 두터이 했다고 전했다. 김 총비서는 푸틴 대통령에게 풍산개 한쌍을 선물했고, 이에 푸틴 대통령은 사의를 표했다고 한다.[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이날 영상에서 보인 국빈 일정은 그야말로 쉴 새 없이 몰아치듯 진행됐다. 영빈관에 돌아와서는 '김일성 훈장' 수여식이 진행됐고, 해가 질 무렵에는 해방탑 앞으로 자리를 옮겨 푸틴 대통령이 화환을 진정하는 의식이 있었다. 화환을 바칠 때는 북한의 국가가 울렸고 희생된 소련 군사들을 추모하며 묵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연이어 평양 체육관에서 환영 공연 관람이 있었다. 공연에는 러시아 노래 '정의의 싸움'이 울려 퍼지기도 했다. 두 사람은 관람 중에도 대화를 이어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이날 공연 관람 후 이어진 저녁 기념 연회에서 양측이 새로 맺은 포괄적 전략동반자 협정에 대해 "조선과 러시아 동맹관계의 백년대계를 설계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자평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 대한 북한의 균형 잡힌 입장에 감사하다고 밝히고 "오늘 우리는 목표를 이뤘고 미국과 그 위성국의 패권주의와 신(新)식민주의 관행에 맞서 함께 투쟁하고 있다"라고 화답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북한이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대표단에 랍스터, 생선, 인삼, 양고기, 송로버섯과 푸아그라, 국수 등을 대접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푸틴 대통령이 평양을 떠날 때까지도 곁에 함께했다. 두 정상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하자 군악대가 김일성을 위해 작곡된 '행복의 노래'를 연주했다. 전용기까지 깔린 빨간 카펫을 밝으며 전용기까지 걸어간 이들은 서로 악수하고 포옹했다. 평양 시민 수천 명도 나와 푸틴의 전용기가 이륙할 때까지 국기와 꽃을 흔들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문 일정을 성과적으로 마치고 6월19일 밤 전용기로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총비서가 공항에서 푸틴 대통령을 배웅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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