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아직도 진행 중인 '남한 지우기'…조중TV서 '백령도' 삭제

지난 6일 '각 도 특파기자들이 보내온 소식' 그래픽 수정
적대적 관계 이어가면서 흔적 지우기 지속 예상

왼쪽은 조선중앙TV 6월2일 보도에 사용된 그래픽이며, 오른쪽은 조선중앙TV 6월9일 보도에 사용된 그래픽이다. 일주일 사이 지도에서 흐릿하게 표현됐던 남한 지역이 사라졌으며 백령도 부분도 삭제됐다. 빨간색 원이 백령도.(조선중앙TV 갈무리)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올해 초부터 남한을 '적대적 교전국'으로 선언한 북한이 남한 및 통일 개념을 지우는 작업을 6개월째 지속하고 있다.

조선중앙TV는 지난 6일 자 보도 '각 도 특파기자들이 보내온 소식'의 지도 그래픽을 수정했다.

보도 도입부에 나오던 기존 그래픽에는 남한 지역이 흐릿하게나마 나타났으나 이날 보도에서는 완전히 삭제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해의 우리 영토인 백령도도 삭제하는 '디테일'도 엿보였다.

이 보도가 확인된 시점은 북한이 대남 오물풍선을 살포하면서 남한을 향해 적대적 행위를 강화하던 시기다.

다만 북한이 오물풍선 살포 상황을 감안해 그래픽을 수정했다기보다 올해 초부터 진행해 온 '남한'과 '통일, 민족' 개념 지우기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조치로 보인다.

올해 초에도 이 그래픽은 한 차례 수정된 바 있다. 지난해까지 남북한이 모두 선명하게 나타났었는데, 올해 초엔 남한 지역만 색을 흐릿하게 바꾼 것이다.

지난해 12월 24일 조선중앙TV 보도 모습. 남한 지우기가 시작되기 전에 사용됐던 그래픽으로 남한 지도도 일부 포함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조선중앙TV 갈무리)

조선중앙TV는 앞서 기상예보에서도 한반도 전체를 내보냈던 그래픽을 수정해 북한 지역만 확대한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선전용 사이트인 '조선의 무역'이나 '조선의 출판물' 등에 있던 한반도 이미지도 삭제된 바 있다.

또 북한은 애국가 1절 가사에서 '삼천리 아름다운 내 조국'이라는 표현을 '이 세상 아름다운 내 조국'으로 변경했으며, 선대의 업적을 기리며 세운 '조국 통일 3대 헌장 기념탑'마저도 철거하는 등 가시적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김 총비서는 지난해 12월 열린 전원회의에서 "북남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라고 규정했으며, 올해 1월 15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도 "공화국 민족 역사에서 '통일', '화해', '동족'이라는 개념 자체를 완전히 제거해 버려야 한다"라고 지시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