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아직도 진행 중인 '남한 지우기'…조중TV서 '백령도' 삭제
지난 6일 '각 도 특파기자들이 보내온 소식' 그래픽 수정
적대적 관계 이어가면서 흔적 지우기 지속 예상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올해 초부터 남한을 '적대적 교전국'으로 선언한 북한이 남한 및 통일 개념을 지우는 작업을 6개월째 지속하고 있다.
조선중앙TV는 지난 6일 자 보도 '각 도 특파기자들이 보내온 소식'의 지도 그래픽을 수정했다.
보도 도입부에 나오던 기존 그래픽에는 남한 지역이 흐릿하게나마 나타났으나 이날 보도에서는 완전히 삭제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해의 우리 영토인 백령도도 삭제하는 '디테일'도 엿보였다.
이 보도가 확인된 시점은 북한이 대남 오물풍선을 살포하면서 남한을 향해 적대적 행위를 강화하던 시기다.
다만 북한이 오물풍선 살포 상황을 감안해 그래픽을 수정했다기보다 올해 초부터 진행해 온 '남한'과 '통일, 민족' 개념 지우기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조치로 보인다.
올해 초에도 이 그래픽은 한 차례 수정된 바 있다. 지난해까지 남북한이 모두 선명하게 나타났었는데, 올해 초엔 남한 지역만 색을 흐릿하게 바꾼 것이다.
조선중앙TV는 앞서 기상예보에서도 한반도 전체를 내보냈던 그래픽을 수정해 북한 지역만 확대한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선전용 사이트인 '조선의 무역'이나 '조선의 출판물' 등에 있던 한반도 이미지도 삭제된 바 있다.
또 북한은 애국가 1절 가사에서 '삼천리 아름다운 내 조국'이라는 표현을 '이 세상 아름다운 내 조국'으로 변경했으며, 선대의 업적을 기리며 세운 '조국 통일 3대 헌장 기념탑'마저도 철거하는 등 가시적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김 총비서는 지난해 12월 열린 전원회의에서 "북남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라고 규정했으며, 올해 1월 15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도 "공화국 민족 역사에서 '통일', '화해', '동족'이라는 개념 자체를 완전히 제거해 버려야 한다"라고 지시했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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