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국제공항에 계류 중이던 비행기 정리…푸틴 맞이 준비"

과거 정상 방북 앞두고도 같은 조치…"공식 확인된 날짜는 없어"
해방탑·국방부 청사 인근 보수 공사…김일성광장엔 대형 구조물

4일 오전 평양국제공항에 고려항공 여객기가 주기장에 계류하고 있다.2018.10.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최근 평양국제공항 활주로에 있던 항공기들을 이동시킨 모습이 위성 사진에 포착됐다. 내주 방북이 거론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 동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미국 민간 위성 서비스 '플래닛 랩스'가 촬영한 영상사진을 분석해 고려항공 항공기들이 지난 6일부터 10일 사이 공항 터미널 건물 근처 계류장에서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 11일 공항의 다른 구역에 세워져 있었다.

이는 대규모 대표단의 방문을 앞두고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추측된다. 지난 2018년과 2019년에도 다른 나라 지도자들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의 회담을 위해 평양에 도착하기 직전 동일한 조치가 취해졌다.

지난 2018년 9월 초 러시아와 중국의 고위 인사들이 도착하기 하루 전, 그리고 같은 달 말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하기 하루 전에도 같은 장면이 포착됐다. 지난 2019년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문 당시에도 항공기들이 터미널에서 먼 곳으로 이동했다.

혹은 단순히 활주로 재포장을 위한 조치일 수도 있다. 북한은 지난해 말과 2014년 대대적 공사가 이뤄지는 기간에 활주로에 계류 중인 비행기들을 이동시켰다.

NK뉴스는 이외에도 지난 5일과 11일 사이 러시아 전쟁 기념비인 '해방탑'과 북한 국방부 청사에서 재포장 및 보수 공사가 이뤄졌다면서 이는 양국이 이곳에서 만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9년 시진핑 주석의 북한 방문을 앞둔 때에도 당시 새로 지어진 금수산 영빈관 주변에서 나무를 정리한 장면이 포착됐었다. 이곳은 시 주석이 숙소로 묵었던 곳이다.

또 플래닛 랩스는 지난 9일 김일성광장을 촬영한 위성 사진에서 연단 바로 앞에 기존에 없었던 대형 구조물을 확인하기도 했다. 광장 북쪽 내각 종합청사 건물과 남쪽 대외경제성 건물 인근에도 구조물들이 늘어선 모습이 확인됐다.

푸틴 대통령은 오는 19일부터 20일까지 베트남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돼 그 전에 북한을 방문할 수 있다고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다. 다만 아직 정확한 날짜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러시아 '베도모스티' 신문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몇 주 안에 북한과 베트남을 방문할 예정이며, 이르면 이달 중에 순방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이뤄지면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시기인 2000년 7월 이후 24년 만이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