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여정 "南, 확성기 방송하면 쉴 새 없이 휴지 주워 담게 될 것"

4차 오물풍선 살포 직후 담화 "확성기 도발은 적반하장"
"삐라 살포·확성기 방송 병행하면 '새로운 대응' 목격할 것"…도발 지속 시사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출처=조선중앙TV 갈무리) 2022.8.11/뉴스1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9일 남측이 대북전단(삐라) 살포와 대북 확성기 방송 도발을 지속할 경우 '새로운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쉴 새 없이 휴지를 주워 담아야 하는 곤혹은 대한민국의 일상이 될 것"이라고 위협하면서다.

김 부부장은 9일 '4차 오물풍선 살포' 직후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의 대응 행동은 9일 중으로 종료될 계획이었지만 상황은 달라졌다"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상황이 달라진 이유'로 우리 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꼽았다. 김 부부장은 "이는 매우 위험한 상황의 전주곡"이라면서 "확성기 방송 도발을 재개한다는 적반하장 격의 행태를 공식화해 새로운 위기 환경을 조성했다"라고 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이어진 대남 오물풍선 살포와 관련해 1400여 개의 기구를 사용해 7.5톤의 휴지를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뒤져보면 알겠지만, 우리는 빈 휴지장들만 살포하였을 뿐 그 어떤 정치적 성격의 선동 내용을 들이민 것이 없다"라고 강변했다. 이는 자신들의 행위가 남측의 '도발'에 대한 맞대응일 뿐 다른 의도가 없다는 논리를 구성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라는 정부의 조치에 대한 추가적인 맞대응의 명분을 쌓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 부부장 "대한민국의 지저분하고 유치한 처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만약 한국이 국경 너머로 삐라 살포 행위와 확성기 방송 도발을 병행해 나선다면 의심할 바 없이 새로운 우리의 대응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아울러 "서울이 더 이상의 대결 위기를 불러오는 위험한 짓을 당장 중지하고 자숙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라고 덧붙였다.

김 부부장은 다만 '새로운 대응'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지난달 말부터 세 차례에 걸친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응해 우리 정부는 9일부터 6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그러자 북한은 9일 밤에 4차 오물풍선 살포를 강행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