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 살포에 '100배 대응' 천명한 北…오물풍선 재살포 촉각

9·19합의 효력 정지 관련 반응도 아직…정세 살펴 종합 대응 가능성도
무력시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는 전날(지난 6일)새벽 경기도 포천에서 대북전단 20만장을 살포했다고 밝혔다. (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2024.6.6/뉴스1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앞서 우리 측 민간단체의 대북전단(삐라) 살포에 '100배'로 대응하겠다고 천명했지만, 전날 북한으로 넘어간 민간단체의 전단에 대해서는 아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 매체들은 7일 오전 기준 대북전단과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추가 오물풍선 살포,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공격이나 탄도미사일 발사 등의 정황도 포착되지 않았다.

탈북민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6일 새벽 0~1시 사이 풍선 10개를 이용해 20만 장의 대북전단과 나훈아, 임영웅 등 유명 가수의 노래가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도 살포했다. 우리 군은 살포된 전단 일부가 북한 상공으로 진입한 것을 확인했다.

북한은 지난 2일 국방성의 담화로 "한국 것들이 반공화국 삐라 살포를 재개하는 경우 발견되는 양과 건수에 따라 우리는 이미 경고한 대로 백배의 휴지와 오물량을 다시 집중 살포하는 것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대북전단이 북한 상공으로 넘어간 만큼, 근시일 내 북한의 반응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지난 4일 9·19 군사합의의 효력을 정지하고, 전방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준비를 마친 것 등에 대해서도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이 대응 시점, 수준은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 북한은 지난달에는 26일 오물풍선 살포를 예고한 뒤 28일 밤늦은 시간에 이를 단행했다.

북한은 당시 오풀풍선 살포와 GPS 교란 공격, 탄도미사일 도발을 수일 간 연속으로 단행하는 복합도발을 했는데, 이번에도 일정한 준비 시간을 가진 뒤 비슷한 도발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9·19 군사합의까지 겨냥해 복합도발에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군사분계선(MDL)에서의 국지 도발을 더 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반면 북한이 사태 확산에 대한 부담으로 이번 사안에 '저강도 도발'로 대응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9·19 군사합의가 사실상 폐지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우리 측의 효력 정지 조치로 전방 지역에서의 군사적 대응의 족쇄가 풀린 만큼, 북한도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는 측면에서다.

또는 우리 측에서 살포된 전단이 북한 주민들에게 도달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전단을 매단 풍선이 바람을 제대로 타지 못했다면 북한 상공으로 넘어간 뒤 접경지 일대의 숲에 떨어지거나 서해상으로 빠져나갔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지난달 전단 사태 때도 자신들의 오물풍선 살포는 주민들에게 전혀 알리지 않고 군을 동원하기만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실제 주민들의 피해가 없었음에도 대남 '대적 시위'를 위해 억지 주장을 펼쳤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탈북민 단체들은 추가 대북전단 살포를 염두에 두고 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6일 전단을 살포하면서 "김정은이 사과하지 않는 한 사랑하는 북한 동포들에게 진실의 편지, 자유의 편지인 대북 전단을 계속 보낼 것"이라면서 추가 살포 계획을 시사했다.

또 정부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민간 단체들의 전단 살포에 대한 개입을 자제하고 있어 다른 탈북민 단체들도 풍향·풍속 등 여건을 고려해 대북전단 살포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