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위성실패' 국면 전환나섰나…대남전단 재개·'군사적 보복' 예고
위성 실패에 따른 정치적 부담 덜고자 '南적개심' 고조
추가 대남삐라 살포나 대남 국지 도발가능성 있어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2호기 발사 실패를 기점으로 대남 적대적 행보를 강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대남전단(삐라) 살포를 시작했고 김정은 총비서는 직접 군사적 위협이 담긴 언사를 가했다. 위성 발사 실패를 모면하기 위한 '국면 전환용'으로 대남 카드를 꺼낸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28일 국방과학원 창립 60주년을 맞아 축하 방문 후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7일 밤 정찰위성 '만리경-1-1호'를 발사했다가 실패하고, 이튿날 바로 이곳을 찾은 것이다.
김 총비서는 이 자리에서 위성 발사 실패 사실을 발표하면서 관련 일꾼들을 질책하기보다는 도리어 한국을 비난하며 적대적인 언사를 구사했다.
그는 "한국 괴뢰들은 정찰위성 발사를 놓고 그 무슨 도발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저들의 강력한 능력과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일환이라고 지껄이면서 공격편대군비행 및 타격 훈련이라는 것을 벌여놓고 히스테리적 광기를 부리며 무력시위로써 우리에게 정면도전하는 짓을 감행했다"면서 "분명 범연히 좌시할 수 없는 매우 위험한 도발 행위이자 우리가 격노하지 않을 수 없는 명백한 국권 침해 행위, 용서 못 할 불장난"이라고 주장했다.
우리 군은 지난 27일 북한이 일본 해상보안청에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고 통보한 것에 대응 격으로 전방 중부지역 비행금지선(NFL) 이남에서 전투기 약 20대를 동원해 공중 훈련을 진행했는데 이를 문제 삼은 것이다.
이 훈련에 대해 김 총비서는 '괴뢰 한국의 무력시위', '국권 침해 행위' 등으로 규정하고, 남측을 향해 "절대적이고 압도적인 단호한 행동", "군사적 보복력을 가동" 등으로 대응하겠다고 위협했다.
김 총비서는 이날 이례적으로 위성 발사 실패도 언급했는데 연설은 남측의 군사 행보에 '대응할 것'이라는 엄포를 놓고, 한국에 대한 적개심을 끌어올린 데 집중된 면이 있어 보인다.
특히 "(위성)실패에 겁을 먹고 위축될 것이 아니라 더 크게 분발하게 될 것"이라고 일꾼들을 다독이는 동시에 대남에는 적대적인 언사를 가한 것은 일종의 '물타기식'으로 주민들이 '위성 발사 실패'에 주목하지 않도록 한 의도로 볼 수 있다.
북한은 위성발사 실패 이튿날인 전날 '심리전'의 일환인 대남 전단 살포도 감행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북한의 대남전단으로 추정되는 미상 물체가 강원도·경기도 접적지역 일대에서 식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6일 김강일 국방성 부상이 담화를 통해 우리 측 민간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비난하며 "국경 지역에서의 빈번한 삐라와 오물 살포 행위에 맞대응할 것", "수많은 휴지장과 오물짝들이 곧 한국 국경 지역과 종심지역에 살포될 것"이라고 말한 데 따른 행동이지만 이 역시 위성 발사 실패 이튿날 시작됐다. 사실상 북한이 남측을 향해 적대 행동에 나서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최근 북한의 강경한 대남 정책은 표면적으로는 '교전국', '적대적 두 구가'로 남북 관계를 규정한 것에 따른 후속 조치로도 볼 수 있지만, 이 때문에 더 좁게는 위성 발사 실패에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한 '국면 전환용'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올해 위성 3기를 발사해야 하는 상황에서 현재의 실패를 인정하는 것은 김정은 체제와 권력에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다. 이 국면을 타파하고자 북한은 책임을 전가하고 주민들의 관심을 돌릴만한 대상으로 '한국'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추가적인 대남전단 살포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동·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과 군사분계선(MDL)·비무장지대(DMZ) 내 충돌 등 다양한 방면에서 국지도발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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