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간부학교 공로자 치켜세우며 '벤츠 마이바흐' 운전까지 직접

기념사진 촬영 현장에 벤츠 몰고 등장…떠날 때도 직접 운전대 잡아
최근 두 달 간부학교 일정만 4회…'우상화' 흐름 속 자세 낮추며 성의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2일 노동당 중앙간부학교 건설에 참여한 군인과 설계자들, 기념 공연을 한 예술인들과의 기념촬영을 위해 금수산태양궁전에 도착했다. 직접 마이바흐 벤츠를 운전해 현장에 도착한 김 총비서. (조선중앙TV 갈무리)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당 중앙간부학교 준공식 이튿날 진행된 사진 촬영에 전용차를 직접 운전하며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조선중앙TV가 23일 공개한 영상에서 김 총비서가 전용차 중 하나인 독일 벤츠사의 마이바흐를 타고 촬영 현장인 금수산태양궁전에 등장해 운전석에서 내리는 장면이 포착됐다. 또 촬영이 끝난 후 현장을 떠날 때도 운전석에 앉았다.

김 총비서가 직접 차를 몰고 현장에 등장한 것은 이례적이다. 안전 문제뿐 아니라 의전 차원에서도 운전기사를 대동하고 뒷좌석에 착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김 총비서가 그만큼 이번 사진 촬영에 나름의 성의를 표시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김 총비서는 이번 중앙간부학교 준공과 관련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 3월 말 간부학교 건설 현장을 찾은 데 이어 지난 15일 완공된 학교를 다시 찾았고 또 21일에 준공식에 참석해 직접 연설까지 했다. 여기에 더해 건설에 참여한 군인, 설계자들, 그리고 기념공연을 한 예술인들과 사진 촬영까지 했다. 지난 50여일간 공개 행보 가운데 4차례가 간부학교 관련 일정인 셈이다.

통일부 당국자도 이날 "50일 동안 3번 방문한 건 이례적"이라며 "당 간부 양성에 특별한 관심을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집권 후 당 중심의 정상적 사회주의 국가를 표방했다"며 "당 중심 국가운영의 골격이 되는 사상교육이 중요하다는 차원에서 각별한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간부학교 준공식에서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 등 3대 김 씨 초상화가 건물 외벽과 실내에 나란히 걸린 모습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최근 북한이 김 총비서에 대한 우상화를 진행하는 가운데 학교에서 '김정은 혁명사상'에 대한 교육이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김 총비서는 자신의 이념을 교육하는 기관 설립 관련 공로자들과의 사진 촬영 현장에 직접 차를 몰고 오면서 나름의 '낮은 자세'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총비서는 지난 2020년 8월 황해도 수해 현장을 시찰할 때도 직접 운전대를 잡은 적이 있다. 당시 김 총비서가 흙투성이가 된 차량 운전석에 앉은 모습이 공개됐는데, 수해를 겪고 있는 주민들을 달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은 이후 이를 거론하면서 김 총비서의 '애민 행보'로 선전해 왔다.

이날 김 총비서는 학교 건설을 맡은 267군부대를 향해 "근위부대·영웅부대가 확실히 다르다"며 "이 부대는 최근 10여년간 당의 웅대한 건설 구상을 일심전력으로 충직하게 받들어 세인을 놀래우는 기념비적 창조물들을 수많이도 일떠세웠다"고 하는 등 공로자들을 일일이 높이 치하했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