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초상화 선대 옆에 나란히 걸려…'유일영도' 강화에 속도(종합)
통일부 "김씨 3대 사진 게재 이례적…사상지도자 위상 과시 일환"
태양절→'4월 명절'·새 선전가요·모자이크 벽화 등 우상화 작업 진행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북한이 지난 21일 조선노동당 중앙간부학교 준공식을 진행한 가운데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초상화가 선대 지도자들 초상화와 나란히 걸렸다. 북한의 최근 '선대지우기' 작업과 맞물려 향후 김 총비서의 유일 영도 체계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조선노동당 중앙간부학교 준공식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준공식에 참석한 교육과학전시관, 당건설과목학습실, 3호 강당 등을 둘러봤다.
특히 김 총비서가 둘러본 강의실에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은 국방위원장 초상화 옆에 김 총비서의 초상화도 등장했다. 그동안 집과 학교 등에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만 걸려있었으나 김 총비서의 초상화가 함께 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에서 '태양상'이라고도 불리는 초상화는 최고지도자들을 우상화하고 신격화하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이에 학교에 김 총비서의 초상화가 걸린 것은 집권 기간이 10년을 넘어가면서 김 총비서가 선대들과 같은 반열에 올랐음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선대들의 후광에서 벗어나 고유의 통치이념인 '김정은주의'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 당국자도 이날 김 총비서의 초상화가 학교에 게재된 것과 관련해 "북한 보도에서 김 씨 3대 사진이 나란히 게재된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정은과 선대 사진을 나란히 게재한 것은 최근 김정은 혁명사상 등 사상지도자로서의 위상 과시의 일환으로 보이며 향후 김정은의 우상화 흐름에 유의하여 북한의 동향을 계속 주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최근 김 총비서에 대한 우상화와 함께 선대들의 흔적을 지우고 김 총비서의 독자 노선과 고유의 통치 이념을 구축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초 김 총비서의 모자이크 벽화와 현지지도표식비, 혁명사적비가 전국 각지에 세워진 데 이어 지난달 화성지구 2단계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 기념 공연에선 김 총비서를 찬양하는 새로운 선전가요 '친근한 어버이'가 공개됐다.
또한 북한은 지난달 최대 명절인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이란 명칭 대신 '4월 명절' 등으로 표현했으며 김 총비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태양절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았다.
아울러 각 도, 시, 군에선 선전부문 일꾼 강습회 등을 진행하면서 김 총비서의 혁명사상에 대한 학습을 강조하는 등 전당과 온 사회를 김 총비서에 대한 사상으로 일색화하려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번 새롭게 개선된 조선노동당 중앙간부학교는 김 총비서에 대한 예비 당 간부들의 사상 무장을 강화하고 충성심을 고취시키면서 김 총비서의 유일영도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풀이된다.
김 총비서는 준공식을 앞두고 학교 건설현장을 두 차례나 방문하면서 자신의 영도체계에 부합하는 새로운 당 간부를 배출할 학교 건설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당시 김 총비서는 학교의 교육환경과 조건을 최상의 수준으로 보장할 것을 지시하면서 개교식과 준공식에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중앙간부학교는 창립절인 오는 6월1일 개교식을 개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문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이날 준공식서도 "당 자체 발전의 견지에서나 당 앞에 나선 혁명임무 수행의 견지에서나 환경과 조건은 지난 시기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며 중앙간부학교를 새 시대 공산주의자 육성의 원종장으로 강화하기 위한 중대한 공정에서 나서는 제반 과업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yellowapoll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