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괴벨스' 김기남 전 비서 사망…김정은이 장의위원장 맡아(종합)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의 괴벨스'라고 불리며 김씨 일가 3대 세습 우상화에 공헌한 인물인 김기남 전 노동당 선전 담당 비서가 사망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지난 2022년 4월부터 노환과 다장기기능부전으로 병상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전 당중앙위원회 비서 김기남 동지가 5월 7일 10시 애석하게도 94살을 일기로 서거했다"라고 보도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8일 새벽 2시 정치국 상무위원들과 함께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하고 위로했다. 또 김 총비서의 이름이 담긴 화환도 진정됐다.

신문은 김기남이 "투철한 인생관과 당적원칙성, 높은 정치 이론적 자질과 조국과 인민에 대한 헌신적 복무 정신을 지니고 당의 강화발전과 혁명대오의 사상적 일색화, 사회주의 위업의 승리적 전진을 위한 성스러운 투쟁에 공헌했다"라고 평가했다.

또 "우리 당사상 부문의 능력있는 일꾼으로서 생의 마지막 시기까지 노동당의 위업에 무한히 충직하였으며 당중앙을 중심으로 하는 전당과 온 사회의 일심단결을 백방으로 다지고 당의 사상건설과 영도력 강화를 위해 투신해 온 오랜 혁명가"라고도 했다.

북한은 김기남의 장의식을 국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국가장의위원장은 김정은 총비서가 맡는다.

고인의 시신은 평양 보통강구역 서장회관에 안치됐다. 조문객은 8일 오전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방문할 수 있으며 발인은 오는 9일 오전 9시 예정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김기남은 1960년대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을 시작으로 선전선동부장과 선전 담당 비서를 거치며 북한의 선전선동 전문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특히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등 3대 세습을 위한 정당성 확보와 우상화 작업을 총괄한 것으로 평가된다.

1929년 8월 28일 강원도 원산 한 부두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나 당 중앙위원회 과학교육부 부부장, 당 중앙위원회 국제생활사 부주필 등을 역임하면서 이론선전사업에 힘썼다. 또 당 정치이론잡지 '근로자'의 부주필과 책임주필, '노동신문'의 책임주필, 당 선전선동부장과 비서, 당역사연구소 소장을 지냈다.

그는 남한에도 여러 번 방문했는데, 2005년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자격으로 6·15 공동행상 북측 대표단장으로 참석해 북측 정치인 중 최초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했다. 2009년에는 김대중 대통령 조문차 방한해 이명박 대통령을 접견하고 김정일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2010년부터는 80세가 넘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정치국 위원 겸 선전선동 부장·고문 등의 중책을 맡으며 김일성 시대부터 김정은 시대까지 총 3대에 걸쳐 선전선동 부장을 맡게 됐다.

그러다 그는 2017년 10월 열린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주석단 명단에 배제되며 당 부위원장과 선전선동부장의 직책을 내려놓았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