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12년 만에 '파출소장' 회의 개최…"온갖 위법 행위와 투쟁"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12년 만에 우리나라 '파출소장' 회의에 해당하는 '전국 분주소장' 회의를 개최했다. 사회 기강을 다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제5차 전국분주소장 회의가 지난 4월30일부터 5월1일까지 4·25 문화회관에서 진행됐다"라고 보도했다.

분주소는 우리의 경찰청에 해당하는 사회안전성의 최말단 단위로, 남측의 '파출소'에 해당한다. 분주소는 북한 각 지역 동이나 리마다 설치돼 있어 전국적으로 수천개의 분주소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업무를 맡고 있는 동시에 사상 통제 및 체제 보위를 위해 주민들을 감시하기도 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 2012년 제4차 전국분주소장회의 이후 '10여년 간의 사업 정형의 총화'(결산)됐으며, 이후 분주소 사업을 '혁신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도'들이 토의됐다고 한다.

김형식 당 법무부 부장, 리태섭 사회안전상, 심홍빈 사회안전성 정치국장과 전국의 분주소장 및 모범적인 안전원(남한의 경찰관) 등이 회의에 참석했다.

보고를 맡은 리태섭 사회안전상은 "분주소장들과 안전일꾼들이 우리 제도와 인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칼날 위에라도 올라설 투철한 각오와 의지를 지니고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주문했다.

특히 "각종 사고와 재해를 미리 막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사업 대책을 철저히 세우며 경제 발전과 인민생활 발전에 저해를 주는 온갖 위법 행위들과 비타협적인 투쟁을 벌여 당의 부흥 강국건설 위업을 법적으로 튼튼히 보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 이후 진행된 토론에서는 '당의 사회 안전 정책을 관철하는 과정에 성과를 이룩한 단위와 일꾼들의 경험'이 소개됐으며, 현시기 분주소 사업이 시대적 요구에 따라서지 못하고 있는 '결함들과 그 원인, 극복 방도들'도 분석됐다고 한다.

김정은 총비서 집권 이후 분주소장회의가 열린 것은 두 번째다. 김 총비서는 지난 2012년 집권한 직후 분주소장회의를 개최했다.

당시 김 총비서는 회의에 축하문을 보내 "우리의 일심단결을 허물고 소요, 동란을 일으키기 위해 악랄하게 책동하는 불순 적대분자들, 속에 칼을 품고 때가 오기를 기다리는 자들을 눈에 쌍심지를 켜고 모조리 색출하여 가차 없이 짓뭉개버려야 한다"라면서 강하게 사회 기강 다잡기를 주문한 바 있다.

이후 12년 만의 회의도 외부문물 유입·경제난 등으로 느슨해진 북한 사회와 민심 이반을 통제하기 위한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2020년), 평양문화어보호법(2023년) 등을 제정하며 사회 기강을 다잡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