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7차 핵실험해도 풍계리 붕괴 없을 것…'방사능 식수' 가능성은 여전"

4~6차 핵실험 실시 2~3년 후 풍계리 부근서 '미소지진' 늘어난 경향
전문가들 "올해 내 북한 7차 핵실험 가능성 낮아…전략적 불필요"

2018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2018.5.2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일부 갱도를 복구하고 핵탄두를 공개하는 등 김정은 총비서가 결심하면 언제든 '7차 핵실험'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7차 핵실험이 감행되면 유발 지진이 커질 가능성은 높으나 핵실험장의 붕괴와 같은 피해는 미비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다만 주민들의 식수에 방사능 물질 영향의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 언급됐다.

조창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22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개최한 '북한의 7차 핵실험 전망과 대응방안' NK포럼에서 "7차 핵실험 발생 시 유발되는 지진의 규모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관측했다.

조 센터장은 다만 "지진 발생 시 지진동(지반 흔들림)이 핵실험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을 때 약 8km 거리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라 해도 약간의 건물 등의 피해는 예상되지만 핵실험장 자체의 피해는 매우 경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 지질구조와 주변 지역의 고지진 기록을 분석하고 핵실험 진행 시 발생될 수 있는 '유발 지진'의 가능성을 평가하면서 "지난 6차 핵실험이 150kt(킬로톤) 미만이고 깊이가 약 750m라고 추정할 경우 지하 핵실험 직후 지표면에 큰 균열 등의 영향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의 4~6차 핵실험 직후 2~3년 사이 함몰지진(유발지진)이 아닌 다수 미소지진 (Microearthquake)이 그 부근에서 매우 활발하게 발생했는데 이는 핵실험 당시 응력 변화로 인해 암반 매질 내 지하수 유동이 느리게 발생해 반층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라면서 "핵실험 이후에 (지반 내) 응력 교란에 의해 단층이 운동을 시작해 이후 지체구조에 힘이 지속해서 작용하면서 불안정한 상태가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에서는 지난 2015년 1월 1일부터 2023년 12월까지 총 316건의 지진이 탐지됐다.

조 센터장은 또 풍계리 핵실험장으로 인해 북한 주민들의 식수가 방사능으로 오염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지하수면 아래에서 핵실험을 할 경우 폭발 후 발생한 공동(빈 공간)으로 주변 지하수가 들어차게 된다"면서 "질량이 작은 핵종은 공동 내 벽 또는 무너진 돌무더기 표면에 존재할 수 있어 지질환경과 지하수 유동 특성에 따라 주변 환경으로 누출될 수 있다"라고 위험성을 지적했다.

이어 "풍계리 일대 지역은 지하수가 풍부한 지역으로 북한 전체 지하수 부존량의 20%를 차지한다"면서 "함경북도의 15.5%(농어촌 지역 26.2%)가 지하수 우물·공동수도·샘물 등을 식수로 사용하고, 지하수를 식수로 쓰는 가구 비율은 10.7%에 이르러 핵실험장 주변 지역 주민들의 경우 지하수로 방사능 유출 물질에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다"라고 추정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풍계리에서 이미 6차례의 핵실험이 단행됐기 때문에 '암반'이 취약해져 7차 핵실험 시 만탑산 붕괴나 방사능 유출 등을 우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공과대학 토목공학과 교수는 남한 지역 화강암 5개 지역 연구 결과를 토대로 "북한이 핵실험장으로 화강암 지역을 택했는데, 화강암은 모두 양호한 지반은 아니며 부분적으로 단층과 열수변질 작용(열수 강화 작용 포함)을 받아서 취약한 부분이 존재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북한 만탑산은 산 정상 부근까지 대규모(10km 연장성) 단층이 발달하고, 다른 암석과의 경계면도 인근에 존재하는 복잡한 지질인데, 여기서 6차례 핵실험까지 수행했으므로 더욱 암반이 취약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올해 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이상규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연구위원은 핵탄두 공개 후 1년이 지난 시점에도 핵실험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한미 확장억제 협력 강화 우려 △러시아·중국과의 협력 강화 시점에서 전략적 도발이 불필요 △미국 대선 이후 북미 대화 재가 염두 가능성 등을 제기했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장은 "당분간 북한이 7차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면서 "필요성은 있으나 부작용이나 역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대남·대미 전략 차원에서 다른 대체 수단도 있기 때문"에 북한이 신중하게 7차 핵실험 시기를 고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22일 '북한의 7차 핵실험 전망과 대응방안' NK포럼을 개최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