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모자이크 벽화 이어 혁명사적비·현지지도표식비도 전국 건립
노동신문 "전국 각지에 김정은 혁명 업적 전하는 비 건립"
집권 10주년 즈음해 각종 기념물 집중 건립…우상화 속도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최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모자이크 벽화가 곳곳에 세워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김 총비서의 혁명사적비와 현지지도표식비도 전국에 건립했다고 밝혔다. 김 총비서에 대한 우상화 강화 행보로 주목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자 보도에서 "우리 국가의 존엄과 국력을 최상의 경지에 올려세워 주시고 반만년 민족사에 일찍이 있어 본 적 없는 장엄한 변혁의 새 시대를 펼쳐주신 경애하는 (김정은) 총비서 동지의 불멸의 혁명 업적을 길이 전하는 혁명사적비, 현지지도표식비가 전국 각지에 정중히 건립됐다"라고 보도했다.
현지지도표식비와 혁명사적비는 북한이 최고지도자의 현지지도와 혁명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우는 기념비다. 모자이크 벽화와 함께 북한의 대표적인 우상화 조형물이다.
북한은 그간 특정 단위에 김 총비서의 현지지도표식비와 혁명사적비를 건립했다는 소식은 종종 보도했지만 전국적으로 건립됐다고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파악된다.
신문에 따르면 평안남도 순천시, 평원군, 평성시, 덕천시, 안주시에 혁명사적비들이 건립됐고,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와 금천군 강북리, 함경남도 흥원군 운포노동자지구와 단천시 선광도, 자강도 희천시 지신고급중학교와 배움의 천리길학생소년궁전, 기상수문국 기상수문연구원, 고암-답촌철길구간에 현지지도표식비가 건립됐다.
신문은 구체적으로 어느 기간에 몇 개의 비들이 세워졌는지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은파군 대청리나 기상수문연구원 등은 이전에 보도로 공개됐던 장소인 것으로 미뤄 새 기념비가 아니라 그간 각지에 기념비를 건립한 것을 김 총비서의 '당·국가 최고수위 추대'(4월 11일) 12주년을 맞아 분위기 띄우기 차원에서 다시 한번 보도한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이 비들이 "천재적인 예지와 특출한 영도력으로 주체조선의 국력과 국위를 최상의 경지에서 떨쳐주시며 조국의 부강번영과 인민의 행복을 위해 끝없는 노고와 심혈을 바쳐가시는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를 순결한 양심과 의리로 높이 받들어 모시려는 온 나라 인민의 백옥같은 마음이 안아 올린 충성의 결정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북한이 현지지도표식비 등 김 총비서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물들을 최근 몇 년 사이 집중적으로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김 총비서의 혁명사적비는 지난 2023년 10월 연포온실농장에, 현지지도표식비는 지난 2021년 9월 은파군 대청리에 건립됐다는 보도를 기점으로 관련 보도가 눈에 띄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불과 2~3년 사이 이제 '전국적'이라고 할 정도로 기념비들이 곳곳에 세워진 것이다.
이는 김 총비서의 모자이크 벽화 건립 시기와도 비슷하다. 첫 모자이크 벽화가 등장한 것은 연포온실농장 완공 때인 2022년 10월이다. 이후 최근 강동종합온실까지 김 총비서의 '치적' 곳곳에 벽화가 우후죽순 세워지고 있다.
이는 북한이 김 총비서의 집권 10년을 맞아 그에 대한 우상화를 본격화하면서 그 일환으로 각종 기념물 건립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주의'로 표현되는 고유의 통치 이념 정립과 함께 전파를 위한 작업에도 속도를 낸 것이다.
신문은 "지금 이 시각도 온 나라 전체 인민은 정중히 건립된 혁명사적비, 현지지도표식비들에 대한 주변관리 사업에 자신의 깨끗한 양심을 다 바쳐가면서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의 뜻을 높이 받들어 이 땅 위에 기어이 사회주의 강국을 일떠세울 불같은 결의를 다지고 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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