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함지뢰 도발' 연루 황병서, '국방성 총고문' 임명…'김정은 스승' 자리 받아
김정은 집권 초 장성택 숙청 주도…남한 방문, 대남협상 이력
2017년 검열로 총정치국장 해임…2018년 다시 등장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한때 처형설까지 돌았던 북한군의 고위직 출신 황병서가 사망한 현철해의 뒤를 이어 국방성 총고문을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김정은 당 총비서의 김정일군정대학 현지지도 방문을 보도하면서 현철해를 국방성 총고문으로 호명했다.
황병서는 2013년 12월 김 총비서의 고모부 장성택의 숙청을 주도한 이른바 '삼지연 8인방' 중 한 명으로 김 총비서 집권 초기 북한 권력의 핵심 중 핵심이었다. 그는 북한 간부 인선에 깊이 관여하는 당 조직지도부 출신으로 김정은 정권 초기 대대적 인적 교체 과정에서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4년 5월 최룡해 후임으로 군의 최고위직 중 하나인 총정치국장에 임명되는 등 권력을 누렸다. 당시 김 총비서의 공개 일정을 가장 많이 수행하기도 했다.
그는 총정치국장 시절인 2014년 10월 최룡해 당 비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과 함께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을 위해 남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듬해 북한의 비무장지대 지뢰 도발에 연루된 것으로 전해지는 등 우리에게는 '골치 아픈' 인사 중 한 명이었다. 그는 목함지뢰 도발 문제 해법 도출을 위한 긴급 남북 고위급 회담에도 참석했다.
'잘 나가던' 그는 지난 2017년 10월 총정치국에 대한 당 조직지도부의 검열로 해임됐다. 당시 국가정보원은 황병서가 김일성고급당학교에서 사상 교육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이후 공개행적이 잘 확인되지 않아 한때 처형설이 돌기도 했다. 그러다 2018년 초 군복을 벗고 김 총비서의 평안북도 현지지도를 수행하며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2022년 4월엔 조선인민혁명군 창설 9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오극렬 등 원로인사와 함께 참석한 것이 포착됐다.
같은 해 6월 대남 작전계획 수정을 논의한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 참석한 것이 포착되며 그가 북한군의 핵심 결정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7월엔 평양에서 열린 전국노병대회에 군 장성 중 두 번째로 높은 차수 계급장이 달린 군복을 입은 모습이 확인됐다.
같은 해 9월 정권수립일(9·9절) 경축행사에 원로 간부로 초대를 받았으며, 김 총비서가 그를 각별히 챙기는 모습이 포착되며 그의 정치적 입지가 완전히 복원됐음이 확인됐다.
그는 지난해 2월 조선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에도 기념연회에 참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다만 공식 직책은 드러난 적이 없었는데 이날 보도를 통해 황병서가 국방성의 총고문을 맡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지난 2022년 사망한 김정은 총비서의 '스승' 현철해가 국방성 총고문이었는데, 황병서가 이 자리를 물려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김 총비서가 방문한 김정일군정대학은 대남공작요원을 포함한 군 간부를 육성하는 교육기관으로 알려졌다. 황병서가 과거 고위 간부들의 인선에 관여하고, 사상교육 및 대남협상에 참여했던 만큼 이곳에서 관련 교육을 총괄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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