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수교 75주년 '이벤트' 개시…中 시진핑 측근 11일에 방북(종합)
자오러지 상무위원장 '조중 우호의 해' 개막식 참석차 방북
북중, '적절한 시기'에 정상회담 개최도 논의할 듯
- 이창규 기자, 구교운 기자, 정은지 특파원
(서울=뉴스1) 이창규 구교운 기자 정은지 특파원 = 중국 공산당의 공식 권력 서열 3위인 자오러지 중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북한을 방문한다. 수교 75주년을 맞는 올해를 '조중(북중) 우호의 해'로 설정한 북중이 본격적인 정치적 이벤트를 개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정부의 초청에 의해 자오러지 상무위원장을 대표로 하는 중국 당 및 정부 대표단이 공식 친선 방문한다"라고 보도했다.
이번 자오러지 상무위원장의 방북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이자 북한의 최대 명절인 '태양절'(4월 15일)을 앞두고 이뤄지는 것이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조선중앙통신의 보도와 동시에 "자오러지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11일에 방북해 13일까지 머무를 예정이라면서 그가 '조중 우호의 해' 개막식 행사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자오러지 상무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북한을 방문하는 최고위급 인사다. 지난해 7월 북한을 방문한 리훙중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과 지난해 9월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던 류궈중 국무원 부총리보다 서열이 높다.
특히 그는 부정부패 의혹에 연루되었음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2기(2017~2022년)와 3기(2023~)에서 상무위원 자리를 유지할 정도로 시 주석의 최측근으로 평가된다.
마오닝 대변인은 "올해는 중조 수교 75주년이자 양당 최고지도자가 정한 '우호의 해'인 만큼 고위급 대표단이 북한을 공식 친선 방문하고 '우호의 해' 개막식에 참석하는 것은 양국의 두터운 우의와 북·중 관계에 대한 중국 측의 높은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쌍방의 공동 노력으로 이번 방문이 반드시 원만한 성공을 거둬 북중관계를 더욱 심화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이번 방문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양측이 협의 중이며 적시에 관련 소식을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북중은 이번 우호의 해 행사를 계기로 북중 정상회담 등에 대한 논의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지난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당시 양국 수교 70주년을 맞아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1월에 먼저 중국을 방문한 후 같은 해 6월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한 바 있다.
북한은 그동안 중국보다는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 더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러시아는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임기 연장을 거부하며 유엔의 대북제재 감시망에 큰 '구멍'을 냈다.
북한은 최근 조선중앙통신에 러시아와의 친선관계 역사를 조명하는 페이지를 신설하는 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을 준비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중 정상회담도 성사된다면 한미일에 대응하는 북중러 3각 밀착이 가장 심화되는 국면이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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