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발전' 외치는 北, 올해 공장 짓는 20개 지역도 평양 중심으로

북중, 북러 접경 및 내륙 지역은 일단 배제…성공 위해 물자 지원 등 고려한 듯
각 지역에 '투자' 개념 적용도 주목…재정 수입 벌기 위한 목적일수도

북한이 발표한 지방공업공장 건설지역 20곳.(구글 맵에서 직접 표기)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올해 '지방공업공장'을 건설할 지역 20곳을 모두 공개했다. 비교적 골고루 지역을 배분했지만 여전히 '평양을 중심으로' 한 개발에 집중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북한은 최근 '지방발전 20X10 정책'에 따라 올해 지방공업공장을 짓기로 한 20개 지역에서 착공식을 마쳤다.

김정은 총비서의 역점 사업인 지방발전 20X10 정책은 해마다 20개 시·군에 향후 10년 동안 현대적 공장을 세워 지방 인민의 생활 수준을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한다.

김 총비서가 직접 나서 첫 삽을 뜬 성천군을 비롯해 구성시·숙천군·은파군·경성군·어랑군·온천군에서 착공식이 진행됐고, 이어 구장군·운산군·연탄군·은천군·재령군·동신군·우시군·고산군·이천군·함주군·금야군·김형직군·장풍군에서도 공장 건설이 이어졌다.

이 지역들을 행정구역으로 나눠서 살펴보면 남포시(온천군)·개성시(장풍군)·양강도(김형직군)는 각각 1곳씩 공장이 건설된다. 강원도(이천군·고산군)·자강도(동신군·우시군)·평안남도(성천군·숙천군)·황해남도(은천군·재령군)·황해북도(은파군·연탄군)·함경남도(함주군·금야군)·함경북도(경성군·어랑군)·)에는 2곳씩, 평안북도(구성시·운산군·구장군)에는 3곳이 포진했다.

얼핏 보면 여러 행정구역에 골고루 포진한 듯하지만 전반적으로 평양과 물리적인 거리가 가까운 지역들이 꼽힌 것이 눈에 띈다. 평양과 거리가 먼 지역인 양강도는 1개의 공장이 건설될 뿐이다. 공장 건설을 위한 물자 이송 용이성 등을 고려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사업은 김 총비서가 직접 나서서 챙긴 사업인 동시에 각지에 군인 건설자까지 대거 파견한 사업의 성공 여부는 북한 당국에 매우 중요한 문제다. 실제 사업의 성과가 나더라도 실질적으로 지방경제를 살릴 수 있을지, 지방의 민심을 붙잡을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지방발전은 '투자' 개념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추후 지방공업공장이 조성된 이후 지방세 등의 형태로 세금을 거둬들여 국가 재정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1월 25일 '지방발전 20X10 정책' 관련 논의를 진행한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시·군의 경제적 자원과 원료 원천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조성하고 이용해 지방공업을 전면적으로, 균형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게 각방의 조치를 강구하며 매 지방경제의 특색있는 발전을 도모하고 그에 대한 '투자'의 폭을 확대하며 서로 경쟁하는 풍조를 만들어 다각적인 장성을 추동해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박정진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서울부총장은 "북한 당국이 언급한 '투자'라는 개념은 엄연히 '투입'과는 다른 개념"이라면서 "지방발전을 이룩한 지역에서 추후 세금 등을 거둬들이는 일종의 '세금시스템'을 정당화하려는 흐름이 될 수도 있으며 최종적으로는 국가 재정 수익의 확대를 노리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