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체포 선교사 소속 재단 "北 개입됐을 가능성…구명 활동 시작할 것"

이선구 사랑의쌀나눔재단 이사장 "간첩 혐의는 억울한 누명"
"현지 체류 해외 노동자들 도왔다…'선교'가 본업"

이선구 지구촌사랑의쌀나눔재단 이사장(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중앙회 이사장/지구촌쌀나눔재단 제공)

(인천=뉴스1) 최소망 기자 = 최근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한국인 백 모 선교사가 활동하던 지구촌사랑의쌀나눔재단의 이선구 이사장은 13일 "그가 황당하게 간첩 혐의를 쓴 것"이라면서 구명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이날 인천 계양구 재단 이사장실에서 뉴스1과 만나 "백 선교사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나눠주고, 배고픈 사람을 먹여주고, 아픈 사람을 치료해 주는 선교사"라면서 "간첩 혐의는 억울하게 누명을 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백 선교사를 "평소 성실하고 착했던 사람"이라며, 블라디보스토크 현지에서도 특정 단체의 목적이나 정치적 목적을 돕거나, 북한을 겨냥한 업무가 아니라 '선교' 업무가 그의 본업이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그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벌인 선교 활동은 러시아에 파견된 해외 노동자들을 돕는 일이었다고 한다. 북한 벌목공은 물론 태국, 캄보디아 등 출신의 극빈층 노동자들을 보살폈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개인적 의견을 전제로 "북한과 러시아가 가까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측이 러시아에 요청해 한국과 관련된 일들을 못 하게 (방해)하는 게 아닌가 추측된다"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리나라가 러시아의 적대국인 우크라이나를 돕고 있는 것에 대한 러시아 측의 반감 때문일 수도 있지 않겠느냐"라고 이번 사태의 원인을 짚었다.

또 "우리는 선교사들에게 회비를 강요하지도 않고 정부 지원도 받지 않고 있으며, 전부 후원으로만 운영되고 있다"라면서 정부나 특정 기관과의 관계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재단은 백 선교사의 구명을 위해 수만 명의 서명을 받을 예정이다. 재단 관계자는 물론 국민들의 서명을 받아 외교부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정부 차원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해주길 요구하기 위해서다.

지구촌사랑의쌀나눔재단은 지역사회 나눔 실천을 위한 국내지부와 해외지부를 설치해 무료 급식, 쌀(빵), 생필품 나눔 활동을 펼치고 국내외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업무를 하고 있으며 현재 국내 지부 116개와 해외 지부 69개로 운영되고 있다.

백 선교사는 올해 초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됐는데, 한국인이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인천구 계양구에 위치한 지구촌나눔재단 전경. 최소망 기자.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