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또 '가자휴전 결의안 반대' 美 비난…"반인륜범죄 공범"

김선경 외무성 부상 담화…"美, 유엔 안보리 자격 없어"
"미국 전횡 난무…국가존엄은 정당방위력에 의해서만 수호"

2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군의 공습을 받은 가자 지구 라파의 허물어진 모스크가 보인다. 2024.02.2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미국이 가자지구 휴전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두고 "이스라엘의 반인륜범죄 공범자"라며 재차 비판하고 나섰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김선경 외무성 국제기구담당 부상의 담화를 보도했다.

김 부상은 "미국은 현재 진행 중인 인질 석방 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얼토당토않은 구실을 내걸고 거부권을 휘두름으로써 중동 평화를 바라는 국제사회의 염원을 또다시 무참히 짓밟았다"라며 "유엔 안보리 성원국 중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짐으로써 저들이 수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을 학살하고 가자지대를 거대한 집단무덤, 인간생지옥으로 만들어버린 이스라엘의 반인륜범죄의 공범자로 됐다는 것을 자인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나라 인민들의 무고한 생명손실에 대해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패권적인 목적만을 추구하는 미국의 범죄적 만행에 대해 격분을 금할 수 없으며 이를 단죄 규탄한다"라며 "미국이 결의안 채택을 무작정 가로막은 것은 무고한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학살만행에 푸른 등을 켜준 사형선고나 다를 바 없다"라고 주장했다.

김 부상은 "미국은 중동사태 완화를 위해 힘겹게 마련된 3건의 결의안들을 모두 부결해 치웠다"라며 "미국은 국제평화와 안전, 인권보장에 대해 운운할 초보적인 도덕적 자격마저 완전히 상실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세계는 국제평와와 안전보장을 사명으로 하는 유엔 안보리에 미국이 더 이상 남아있을 자리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라며 미국에 안보리 상임이사국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강권과 전횡이 난무하는 오늘의 세계에서 국가의 존엄과 자주권, 인민의 생명안전은 그 국제기구나 외부의 도움이 아니라 오직 자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정당방위력에 의해서만 수호될 수 있다는 철리를 새겨주고 있다"라며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의 정당성을 간접적으로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은 지난 20일 알제리가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즉각 휴전 결의안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중동 휴전 협상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해 무산시켰다.

이에 북한은 지난 23일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거부권 행사로) 중동지역을 참혹한 전란에 밀어 넣고서도 철면피하게 양면 술책의 기만극을 벌여놓아 온 미국의 위선적인 행태가 낱낱이 까밝혀졌다"라고 비판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