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러와는 장관급·중국과는 차관급 외교…올해도 온도차

러에 최선희 외무상 보냈던 북한, 中과는 '차관급' 소통
중국, 북러 밀착에 거리두기 계속…상황 관리하며 경제 지원만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외교부 부부장 손위동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중화인민공화국 외교부 대표단이 신의주를 경유하여 25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이 새해에도 중국, 러시아와 고위급 인사 왕래로 밀접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러시아와는 장관급 인사들을 내세워 교류를 이어가는 데 비해 중국과는 차관급 소통만을 진행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북중, 북러 교류에 여전한 온도 차이가 감지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중국 외교부 쑨웨이둥(손위동) 부부장(차관)이 전날인 25일 북한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손 부부장의 방북은 지난달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의 베이징 방문에 대한 답방 차원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당시 손 부부장과 박 부상은 회담을 통해 "쌍방은 조중(북중) 외교관계 설정 75돌이 되는 2024년 쌍무관계를 강화·발전시켜 나갈 데 대해서와 공동의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앞으로 조중 두 나라 사이의 전략적 협조를 강화할 데 대한 문제를 토의했다"라고 한다.

손 부부장은 이번 방북에서 박 부상과 다시 양국 수교 75주년을 기념한 이벤트 준비와 그 외 경제 협력 등에 대해 추가적인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러시아와도 밀접한 교류를 진행 중이다. 지난 14일에는 최선희 외무상이 러시아를 찾았는데, 이는 지난해 북한을 찾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초청을 받아 답방한 것이다.

논의 내용의 비중도 북러와 북중이 다르다. 최 외무상은 방러에서 푸틴 대통령의 답방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무기 거래를 비롯해 경제, 문화, 관광, 스포츠 등 북러 간 협력 논의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반면 중국과는 당장의 정상외교보다는 경제 중심의 협력과 수교 75주년 계기 교류 등이 거론된다.

이같은 분위기는 지난해부터 계속됐다. 중국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러시아를 찾아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서방이 비난하는 무기 거래를 하는 등 밀착을 강화하는 가운데서도 북중러 연대에는 거리감을 두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중국 입장에서는 한미일에 맞선 북중러 연합으로 흘러가는 '신냉전' 구도가 심화되는 것을 꺼리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중국은 미중 갈등과 서방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에도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새해 북중, 북러 외교 양상도 현재까지는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기조대로라면 중국은 올해도 북러 밀착에서 한발 물러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한반도 상황 관리에 집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은 북한, 러시아와의 양자관계에는 계속 공을 들이고 있다. 북러 장관급 회담 이후인 지난 19일에는 북한과의 '당 대 당' 교류 창구의 책임자인 류젠차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리룡남 주중 북한대사를 만나기도 했다. 이는 북러 간 교류 내용을 공유받는 차원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일단 '신냉전' 구도에서 한 발 거리를 두면서도 '혈맹'인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지난 16일에는 왕야쥔 주북 중국대사가 북한을 방문한 중국 기업 대표단을 만난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중국이 북한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조짐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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