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985년부터 풍계리 핵실험장 건설 추정…'비밀 해제' 위성사진 공개

비욘드패럴렐, 1980년대 위성사진 2건 입수해 보도
1984년엔 개발 흔적 없던 곳, 1987년 상당 수준 개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일부 폭파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2018.5.2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지난 1985년쯤부터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건설을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위성 사진들이 공개됐다.

24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매체 비욘드패럴렐(BEYOND PARALLEL)은 1984년과 1987년에 촬영했으나 최근에야 비밀 해제된 미국 중앙정보국(CIA) 풍계리 일대 위성사진을 입수해 보도했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은 2장으로, 각각 1984년 10월4일과 1987년 9월23일에 촬영된 위성사진들이다. 이 매체는 이를 분석해 "풍계리 핵실험장 건설은 1985년에서 1986년 사이에 시작됐으며 1980년대 북한의 핵 인프라가 급속히 확장됨에 따라 핵실험 시설 건설을 시작했다"라고 지적했다.

1984년 사진은 그해 6월 발사된 인공위성 'KH-9'가 촬영한 것으로 해상도는 60~120㎝ 수준이다. 사진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북쪽 시험장 주변에 벌목 현상이 관찰됐다. 다만 시설이 건설되거나 도로가 포장된 흔적은 없었다.

그러나 3년 뒤 1987년 프랑스 국립우주센터(CNES)의 인공위성 'SPOT1'가 찍은 사진에는 시설 동쪽 계곡 내에 비포장 도로가 건설된 것이 나타났다. 이 도로는 1번 갱도 입구로 이어지는 개천의 서쪽을 따라 건설됐다. 또 대규모의 폐석 더미도 보이는데 이는 상당한 규모의 터널 굴착이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당시 건물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위성사진의 해상도 때문에 확인되지는 않는다.

매체는 또 시험장의 서쪽 계곡 내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폐석 더미가 빠르게 늘어났다며 이는 2번 갱도 굴착이 시작됐음을 의미한다고 봤다. 굴착 규모로 미뤄 그밖에 관리 시설 건설도 시작된 것을 알 수 있으나 1번 갱도와 마찬가지로 해상도가 충분하지 않아 건물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또 1984년과 1987년 두 위성 사진 모두에서 3번 갱도와 4번 갱도의 건설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이는 두 갱도가 그 이후에 굴착된 것을 의미한다.

북한은 지금까지 1번 갱도와 2번 갱도에서 6차례의 핵실험을 진행했고, 3번 갱도에서 7차 핵실험을 위한 준비를 완료한 상태로 파악되고 있다.

이 매체는 구체적인 풍계리 핵실험장 건설 과정은 최초의 고해상도 상업 위성 영상(1m 이하) 촬영이 시작된 1987년부터 2002년 사이의 사진이 추가로 비밀해제돼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