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에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안 한 김정은…'개인 우상화' 강화 의도
2018년 이후 두 번째…지난해 태양절 111주년 때도 참배 안 해
올해 신년 현지지도 '민생' 직접 챙기며 치적 쌓기에 열중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올해 신년 이례적으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아 그 의도가 주목된다.
13일 통일부에 따르면 김 총비서가 집권한 2012년 이후 신년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것은 올해가 두 번째다. 지난 2018년을 제외하면 김 총비서는 매년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
금수산태양궁전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곳으로, 김 총비서가 간부들과 함께 이곳을 방문해 새해 인사를 한다는 것은 곧 선대들을 우상화 해 결속을 꾀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최근 수년 사이엔 김 총비서가 이례적으로 금수산태양궁전을 방문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포착되고 있다.
김 총비서는 지난해 4월 15일 '태양절'(김일성 생일) 111주년에도 이곳을 참배를 하지 않았다. 태양절 기준 이는 2020년 이후 두 번째 사례다.
김 총비서가 의무화됐던 것으로 여겨졌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서 조금씩 자유로운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김정은 1인 지배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정은 유일영도체계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우상화의 초점을 선대에서 김 총비서로 옮기기 위한 작업인 셈이다.
최근 북한 매체들이 김정은에게 '어버이'라는 칭호를 붙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여겨진다. 북한은 '사회주의 대가정론'에 기초해, '어버이'라는 호칭을 주로 통치가 끝난 선대 수령들에게 붙이곤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김 총비서에게도 '어버이'라 칭호를 자주 사용하며 선대와 비슷한 수준의 위상으로 김 총비서의 지위를 올리는 모습이다.
김 총비서는 신년에 금수산태양궁전을 방문하는 대신 지난 1일에는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을 찾아 학생소년들의 설맞이 공연을 관람했다. 2일에는 3대혁명전시관에서 진행된 농기계전시회장을 찾았고, 지난 7일에는 딸 주애와 함께 광천닭공장을 찾았다.
올해 김 총비서의 신년행보들은 미래세대·농업·주민 먹거리 등 '민생'과 맞닿아 있다. 인민생활 향상과 밀접한 부문을 직접 챙기며 민심을 얻고 지도자로서의 입지를 부각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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