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복합위기…소다자주의 협의체가 위험 완화"

전통안보에 초점 맞춰 소규모로 자주 협의…대처·의제변경 '신속'
"美동맹 오커스·쿼드·한미일협의체…中에 '분쟁 억지' 메시지"

지난 11월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우드사이드의 파이롤리 에스테이트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야기하며 걸어가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전 세계가 복합위기 상황에 놓인 가운데 '소다자주의 협의체'가 안보 위험을 완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리스로트 오드가르드 노르웨이 국방연구소 교수는 11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개최한 '글로벌 복합위기와 북한인권 개선: 공동대응을 향하여' 공동학술회의에서 이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오드가르드 교수는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을 필두로, 세계는 현재 복합위기의 상태에 놓여있는 듯하다"라고 진단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기후변화, 인플레이션 충격, 민주주의 체제 위기 등 전 세계에서 각종 위기가 복합적으로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 초강대국이 서로 한계를 시험하고 있는 상황으로, 전략적 경쟁이 지속되고 동맹이 불안정해지면서 미국과 중국 중 어느 나라를 택하기를 피하는 국가가 나타났다고 오드가르드 교수는 분석했다.

오드가르드 교수는 이런 전략적 위험을 완화할 효과적 방법으로 소다자주의 협의체를 소개했다. 소다자주의 협의체는 소규모의 임시단체로서, 제도적 구조는 최소한으로 하되 진행 중인 전통적 안보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인도·태평양 지역은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관계가 펼쳐지는 주요 무대다. 그는 미국 동맹체계가 인도·태평양 지역 내 안보·방위에 관해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쿼드(QUAD, 미국·일본·인도·호주), 오커스(AUKUS, 호주·영국·미국) 등 소다자주의에 기반한 대안적 의사결정체의 역할이 커지는 것이 필연적일 수 있다고 봤다.

중국 역시 예전부터 동맹 결성을 주저하고, 유연한 방식의 양자적 전략관계를 선호해왔다. 또 공식적 안보에 관한 약속은 제한적으로만 하면서 동맹관계가 급변하는 세계 질서에 쉽게 편입될 수 있었다는 게 오드가르드 교수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인도·태평양의 동맹국들은 규모는 줄이되, 횟수는 늘리는 비공식적 포럼 형태로 의사결정 구조를 변화시켜왔다. 이 형태는 과거 발생하지 않은 사안에 신속한 대응할 수 있고, 회원국과 회의체 의제를 빠르게 변경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메이슨 리치 한국외대 교수는 현재 국제 상황을 미국이 상대적으로 쇠퇴하고 중국과 기타 강대국이 부상하면서 '다극적이고 무질서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커스, 쿼드, 한미일·미일호 삼각안보협력체제 등 미국의 동맹국·협력국을 포함하는 소다자주의는 부분적으로 다자안보기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더라도 중국이 무질서를 이용해 분쟁을 일으킬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의미도 있다는 게 리치 교수의 설명이다.

리치 교수는 "이는 증가하는 소다자주의 협의체에 세계질서 유리를 위한 책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중단기적으로 미중 위기 방지를 위한 최선의 협력도구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