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부르는 경사스러운 명절"… 지방의회 대의원 선거 풍경 [포토北]
노동신문 "경축 일색의 거리"… '명절' 같은 분위기 전해
김정은도 투표 참여… 주민들 "진정한 인민의 정권" 찬양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이 4년 만에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치르면서 "우리 정권은 진정한 인민의 정권"이라고 자화자찬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자에서 이번 도·시·군 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투표장 풍경을 소개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번 선거 투표는 전날 북한 전역에서 실시됐다.
신문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경사로운 선거의 날, 온 나라 거리와 마을은 경축 일색으로 단장됐다"며 "거리마다 인공기가 나부끼고 선거장마다 오색기가 날렸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노동신문이 보도한 현장 사진엔 명절옷 차림엔 손엔 인공기를 흔들며 투표장으로 향하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이 담겼다. 또 선거장(투표소) 앞에선 '춤판'이 벌어지기도 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번 선거 투표에 나선 북한 주민들은 "오늘 군중의 선봉에서 조국의 부강발전과 인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해가고 있는 혁신자들에게 투표했다"며 "우리 세상은 진정한 인민의 세상"이라고 말했다.
또 이들은 "노동자가 대의원 후보자로 추천된 우리나라(북한)는 노동계급의 세상"이라며 "우리 제도가 얼마나 좋고 귀중한가를 다시금 느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북한의 지방인민회의는 우리의 지방의회 격으로서 지역별 인구비례에 따라 4년마다 선거를 통해 대의원을 뽑는다. 그러나 그 실질적인 구성·운영 등은 민주주의 국가의 지방의회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간 북한의 선거는 당에서 정한 단일후보에 대한 찬반 투표 방식으로 진행돼왔다. 게다가 투표소엔 '찬성'과 '반대' 투표함이 각각 설치돼 있어 '비밀투표'가 불가능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올 8월 선거법 개정 이후 처음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일부 선거구에 후보자 2명 간 '경쟁'을 거쳐 최종 후보자 1명의 당락을 가리는 방식을 처음 도입했다. 그러나 최종 후보자 1명에 대한 투표 땐 기존과 마찬가지로 찬성·반대 투표함을 이용한다.
그러나 북한은 이 같은 투표 방식 개정이 '인민의 정권'을 위한 것이라며 관영매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선전해왔다.
노동신문은 이날 보도에서도 "자본주의 사회에선 선거가 치열한 경쟁 마당, 대결장이지만, 사회주의 우리 조국(북한)에선 남녀노소 춤추고 노래 부르는 경사로운 명절"이라며 "이런 선거 풍경은 자본주의가 흉내 낼 수도 가질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당 총비서도 전날 김덕훈 내각총리 등과 함께 함경남도 제55호 선거구 제26호 분구 선거장을 찾아 직접 투표했다.
북한은 이번 선거에서 선거자의 99.63%가 투표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공개한 직전 2019년 7월 선거 당시 투표율은 99.8%, 또 2015년 7월 선거 당시 투표율은 99.97%로 매번 100%에 가까운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이 이번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 적용한 새로운 선거 방식을 내년 3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때도 적용될 전망이다. 북한의 최고인민회의는 우리의 국회 격인 기구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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