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미일 군사협력, 한반도 정세 통제불능에 빠트려"
"우크라이나·중동 이어 한반도 정세 악화되면 해소하기 힘든 부담"
"미국, 이스라엘 '민간인 학살' 묵인, 조장…망해가는 악의 제국" 맹비난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북한이 미국을 "망해가는 악의 제국"이라고 칭하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내외 정책을 강력 비난했다. 특히 한미일 3국 군사협력이 한반도 정세를 '통제 불능의 상태'에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미국이 직면한 현 대외적 위기는 행정부의 실패한 대내외적 정책의 반영이다'란 제목의 김명철 국제문제평론가 글을 게재했다.
이 글은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낸 기고문에 대한 반박 차원에서 나왔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동맹 등 외교성과를 열거하며 지난 8월 한미일 3국 정상회담 등을 예로 들은 바 있다.
신문은 이와 관련 "설리번이 특출한 공적으로 추어올린 '미·일·괴뢰' 3각 군사동맹 강화 책동은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통제불능의 상태에 빠뜨릴 수 있는 잠재적 요소로 된다"라고 경고했다.
신문은 미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각각 우크라이나,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있는 것도 비난했다. 신문은 "현 미 행정부가 자화자찬하는 반동적인 동맹정책이 미국 자체를 전략적 궁지에 몰아넣는 기본 인자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깎아내렸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 중동사태에 이어 조선반도 정세가 악화되는 경우 미국이 해소하기 힘든 전략적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고 예평하고 있는 것이 일리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또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동맹)에 대한 유럽국가들의 불만을 언급하며 "미국과 동맹국들 사이의 관계도 불상용적인 모순을 안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발점으로 향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미국 경제 상황에도 비난의 화살을 가했다. 신문은 미국 내 대형 은행들의 파산, 대형 완성차업체의 파업, 신용등급 저하 등 사례를 거론하며 "설리번이 바이든의 가장 큰 공적으로 꼽은 미국 내 경제상황은 갈수록 암담해지고 있다"라고 낮잡았다.
신문은 "미국의 국력은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쇠퇴하고 있다"라며 "국제사회는 안팎으로 망해가는 악의 제국을 역력히 보고 있으며 설리번의 기고문을 통해 그것을 더욱 확신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신문은 이날 '미국의 대이스라엘 일변도 정책과 무모한 군사적 지원이야말로 무고한 아랍인 대량 학살을 초래하는 전쟁범죄, 반인륜 범죄이다'란 제목의 조선법률가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게재하며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신문은 "미국은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할 대신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적 지원에 열을 올리면서 이스라엘의 민간인 학살 행위를 계속 묵인조장하고 있다"라며 "우크라이나에서의 민간인 보호를 운운하며 인도주의 참사를 떠들어대던 미국이 이스라엘의 극악한 민간인 학살행위에 대해선 함구무언하면서 이를 극구 묵인조장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이중기준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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