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편에 선 북한…김정은이 받은 '축전' 2주 늦게 선전

압바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축전…2주 지난 시점에 공개
노동신문, 이틀 연속 중동분쟁 관련 '미국' 비난

21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을 논의하기 위한 평화 정상회의에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참석하고 있다. 2023.10.21/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김정은 총비서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으로부터 받은 축전을 2주가 지나서야 공개했다. 북한이 이번 분쟁에서 팔레인스타인을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2면에 김 총비서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으로부터 받은 축전을 공개했다.

압바스 수반은 노동당 창건 78주년(10월10일)을 기념한 축전에서 "우리는 이 기회에 각하(김정은 총비서)께서 건강하고 행복하실 것과 귀국 인민을 계속 현명하게 영도하시여 귀국의 보다 큰 진보와 번영을 이룩하시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 축전은 지난 10일 자로 전달됐지만, 북한은 2주가 지난 이날 뒤늦게 게재했다. 이-팔 분쟁에서 어느 편에 설 지를 확실하게 정한 뒤 내부적으로 관련 선전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압바스 수반은 이번 축전에서 "우리는 두 나라 사이의 관계를 귀중히 여기며 자유와 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우리 인민의 합법적인 투쟁을 지지해주고 있는 귀국의 입장을 평가한다"라고 언급하며 북한과의 밀접한 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

북한은 최근 각종 담화나 논평으로 이번 중동 사태에서 팔레스타인 편에 서며 '반미'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또 이를 적극적으로 주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노동신문은 전날(24일) '중동사태의 장본인은 미국이다'라는 조선중앙통신사의 논평을 게재하고 사태 발발 직후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원조와 무기지원을 공약하고 항공모함을 분쟁 수역에 급파한 점, 미국 국무부·국방부 장관 등이 이스라엘을 방문한 점 등을 언급하며 "(미국이) 전쟁을 적극 부추긴 것"이라고 비난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 신문은 외무성 국제기구국장 담화를 싣고 중동 사태 관련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지원을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강하게 비난하며 "국제인도주의법과 국제인권법을 무참히 유린하고 반인륜 범죄 행위를 묵인조장하고 있는 대량살륙의 공범자, 인권유린의 주모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북한이 이번 중동 사태에서 팔레인스타인을 지지하는 이유는 미국에 대항해 제국주의' 기조를 분명하게 하면서 사회주의·공산주의 국가들과 한편으로서 이들과의 밀착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지난 달 개최한 최고인민회의에서 "반제(反帝) 자주적인 나라들의 전위에서 혁명적 원칙, 자주적 대대를 확고히 견지하며 미국·서방의 패권전략에 반기를 든 국가들과의 연대를 가일층 강화해갈 것"이라는 대외전략을 천명한 바 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