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우주발사체' 협력 과정서 일부 ICBM 관련 기술 이전 가능성"

전략연 이슈브리프…"핵심 기술 제공 안 해도 기술적 유사성 있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러시아 보스토니치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모습. 2023.09.13.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으로 북러 간 밀착이 심화된 가운데, 군사 기술 협력 과정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기술이 이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20일 제기됐다.

이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북러 정상회담의 결과와 파급 영향'이라는 제목의 이슈브리프에서 "우려와 달리 러시아가 핵추진 잠수함이나 ICBM 관련 핵심 기술을 북한에 제공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우주발사체 관련 협력 과정에서 기술적 유사성으로 인해 일부 ICBM 관련 기술이 이전될 가능성은 주시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위성 발사체의 작동 원리는 ICBM과 기술적으로 사실상 동일한 것으로 평가되며 때문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어떠한 발사도 금지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러시아가 최첨단 군사기술을 다른 나라에 이전한 전례가 없을 뿐만 아니라 북한이 미국을 겨냥한 치명적인 무기들을 개발하도록 러시아가 돕는다면 미국의 반격도 매우 거셀 것"이라며 "러시아로서도 대북 군사기술 협력에 상한선을 둘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러시아가 최첨단 공격무기 관련 핵심기술을 북한에 이전하지 않더라도 양국 간 군사기술 협력은 북한의 군사력 강화에 막대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북한 해군과 공군의 무기체계가 매우 낙후되어 있는 점을 고려하면 러시아로서는 최상급이 아닌 기술을 전수하더라도 북한의 해군력, 공군력은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또 "북러 연합군사훈련도 이번 회담을 통해 실시 여부가 결정됐을 것"이라며 "북한의 해·공군이 보유한 무기의 낙후성으로 인해 초기에는 군사적 효과보다는 상징적 효과를 거두는데 의의를 두고 연합훈련이 실시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푸틴 대통령이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데 주목하면서 "발사체 관련 협력도 이뤄지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위성 자체의 제작 및 운용과 관련된 기술 협력"이라고 짚었다.

이어 러시아의 지원이 있다면 북한이 서브미터급 카메라 장착, 데이터 송수신, 위성 운용인력 숙련도 제고 등 이 용이해져 북한이 '제기능을 하는 정찰위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북한의 한미일 등에 대한 감시 정찰위성이 크게 강화되는 것은 물론 미사일 등의 탄착지점에 대한 정보 확보가 용이해져 공격무기의 효율성도 제고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북한은 지난 5월 1차, 8월 2차 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했고 오는 10월 다시 발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sseo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