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6일 김정은 방러 일정에 함께 분주했던 북한의 '방탄 경호원들'
검은색 가방 든 경호원들, 김정은 동선에 늘 동행하며 사방에 배치
김정은, 숙박시설 대신 '전용열차' 생활도 신변보호 때문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5박 6일간의 러시아 방문에서 고위 간부들 못지않게 매일을 함께 한 이들은 바로 '방탄 경호원'들이다. 이들은 김 총비서의 모든 동선에 함께하며 지근거리에서 밀착 경호를 하며 자주 모습이 노출됐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매체들은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김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 기간 중 각종 행보를 보도했다. 지난 10일 러시아를 방문하기 위해 전용열차로 평양을 출발한 때부터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15일 전투기 생산공장 방문, 16~17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의 태평양함대 시찰 등의 공개행보들이 자세히 보도됐다.
매체들을 통해 공개된 사진을 속 김 총비서 곁에는 늘 방탄 경호원들이 존재했다. 이들은 급박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방패로 사용될 검은색 가방을 들고 늘 주변을 예의 주시하는 듯한 강한 눈빛으로 김 총비서를 경호했다.
특히 김 총비서가 전용열차인 '태양호'에서 타고 내릴 때는 유독 삼엄한 경계를 펼치는 모습이었다.
2020년 초 코로나19로 국경을 봉쇄한 뒤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해외 순방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록 우방국인 러시아에서 이뤄지는 '정상 외교'일지라도 경호원들의 고강도 경호는 약 4년 전 마지막 정상 외교 때와 다르지 않았다.
김정은 총비서가 푸틴 대통령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한 지난 13일 보도사진을 보면 연회 후 두 정상이 함께 계단을 내려올 때는 통역사를 제외하고는 두 정상 주변을 둘러싼 모든 이들이 경호원이기도 했다.
북한의 경호원들은 김 총비서가 앉는 의자까지 면밀하게 챙기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러시아 일간지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김 총비서와 푸틴 대통령의 회담 전 북한 경호원들은 김 총비서가 앉을 의자에 미리 앉아 보거나 의자를 살짝 흔들며 상태를 체크했다.
이들은 결국 사전에 배치된 의자를 다른 것으로 바꾼 뒤 흰 장갑을 끼고 알코올 솜으로 수분간 의자를 소독하기도 했다. 경호원들이 온도나 풍속·이슬점 등을 재는 기상관측기를 들고 다녔다는 보도도 있었다.
김 총비서는 방러 기간 내내 별도의 숙박시설을 이용하지 않고 전용열차에서 묵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튼튼한 방탄 시설을 갖춘 전용열차를 활용해 안전성은 물론, '급변 사태' 시 즉시 이동을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아울러 코로나19 등 예상치 못한 전염병에 대한 대비 차원으로도 풀이된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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