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옆에서 전화 받는 최선희…'정상 외교' 속 핵심 측근 이미지 부각

1호 지근거리서 전화를 받는 것은 '상당한 신뢰' 상징적 장면
향후 활동 폭 지속 넓어질 듯…김정은 방중 여부 촉각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곳곳을 참관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이 공개한 사진에서는 최선희 외무상이 김 총비서를 수행하는 상황에서 한 손으로 전화를 받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 최선희 외무상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수행하는 도중 전화 통화를 하는 모습이 포착돼 주목된다. 김 총비서의 신변과 밀접한 공개 행보 중에 이뤄진 일이라는 점에서 최 외무상에 대한 최고지도자의 상당한 신뢰를 보여 주는 장면이라는 평가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8일 김 총비서가 러시아 공식 친선방문 일정을 마치고 17일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 총비서가 출발 전 러시아 자연부원생태학상 등 러시아 관계자들과 함께 아르니카 생물사료합성 공장을 시찰하는 사진을 공개하면서 그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최 외무상이 한 손으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는 모습을 노출했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공개행보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것은 역시 신변 안전 문제다. 최 외무상이 어떤 인물과 통화를 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수행 간부가 최고지도자 옆에서 자유롭게 외부와 소통을 한다는 것은 김 총비서의 동선 등 경호사항을 노출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장면이다.

최 외무상은 이번 대 러시아 정상 외교에서도 외무상으로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모습을 보였다. 김 총비서는 지난 12일 하산역 도착을 시작으로 5박 6일간의 방러 일정을 소화했는데, 김 총비서와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물론 거의 모든 일정에 최 외무상이 동행했다.

김 총비서가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경을 봉쇄한 이후 처음으로 약 3년 반 만에 외부로 나오면서 외교 수장인 최 외무상의 역할과 입지도 확대된 모습이다.

최 외무상은 이번 러시아 일정을 앞두고 대내행사에서도 위상을 과시하며 김 총비서의 '최측근'으로 재부상한 모습을 연출했다. 지난 8월 해군절(8월28일)을 기념해 마련된 연회에서도 김 총비서와 같은 원형 테이블에 착석했으며 지난 6일 전술핵공격잠수함 제841호 '김군옥 영웅함' 진수식에 참석해 샴페인 병을 잠수함 선체에 부딪혀 깨뜨리는 '진수자' 역할을 맡기도 했다.

또 올해 정권수립기념일(9월9일)을 맞아 개최된 '민방위무력 열병식'의 주석단에서도 조용원 당 비서, 김덕훈 내각 총리,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같이 자리하며 비교적 중앙에 위치했다.

당시 류궈중 부총리 등 중국 대표단이 주석단에 자리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북한이 최고지도자의 대대적인 외교 행보에서 외무상의 권위가 높아졌음을 보여 주는 모습이다.

김 총비서의 정상 외교가 더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최측근으로서의 최 외무상의 역할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도 만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이달 말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북한의 '대중 외교'의 전개 양상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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