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고지도자 해외에 있는데 탄도탄 도발…'실력 과시·시선 분산' 의도

북러 정상회담 앞두고 감행…김정은 해외 있을 때 미사일은 처음
체제 안정감 과시·군사력 과시 지속…시선 분산 의도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의 탄도미사일.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 중인 가운데, 북한이 13일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 최고지도자의 부재 속에서도 전력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의도 등으로 해석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11시43분과 53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각각 1발씩 발사한 SRBM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들 SRBM은 각각 약 650㎞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떨어졌다.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러시아를 방문 중인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진 거라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김 총비서가 해외에 있을 때 북한이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타스통신 등 러시아 현지 언론은 김 총비서와 푸틴 대통령이 이날 오후 1시10분쯤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에 위치한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대면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두 정상이 만나기 약 1시간 반 전에 최고지도자가 없는 평양 인근에서 미사일을 쏜 것이다.

이는 최고지도자의 부재 속에서도 지휘체계가 원활하며 군사적 대응이 가능함을 과시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

특히 평양 순안국제공항 일대에서 남쪽으로 약 650㎞ 거리엔 제주도가 있는데, 남한 전역이 북한 미사일의 사정권에 있음을 보여 주기 위한 의도에서 비행거리를 설정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북러 간 군사협력 기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북한이 자신들의 군사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감행했을 수 있다.

김 총비서는 푸틴 대통령과 만나기 전,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체결일·7월27일)을 계기로 방북한 세르게이 쇼이구 장관에게 직접 '무장장비전시회'를 안내하고 열병식에 초대하는 등 무기 과시에 공을 들였다.

쇼이구 장관이 떠난 뒤인 8월3일~5일, 11~12일엔 주요 군수공장을 돌아보며 무기 생산을 다그치기도 했다. 이때 김 총비서는 발사대차(TEL)에 탑승하거나 전투장갑차를 직접 운전하며 '무기 세일즈'에 나선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무기거래와 군사기술 이전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한편으론 김 총비서의 동선이 계속해서 노출되는 등 북러 정상회담에 관심이 쏠리자 '시선 분산' 차원에서 미사일을 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러 정상회담과는 무관하게 이미 정해져 있는 무기 개발, 성능 향상을 위한 스케줄에 따라서 움직인다는 것을 보여 주려 했거나 북러 정상회담에 너무 많은 관심이 쏠려 있다 보니까 이 관심을 분산시키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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