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덕훈, '고강도 질책' 전에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해임 정황
8월18일 보도에서 김덕훈 '국무위 부위원장' 직책 처음으로 빠져
공개 질책 전 국무위에서 먼저 제외됐을 가능성…'당적 검토' 후 최종 처분 전망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로부터 강한 질책을 받아 인사 조치가 예상되는 김덕훈 내각총리가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자리에서 이미 해임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안석간석지 제방 붕괴를 계기로 '김덕훈 내각' 전반에 대한 고강도 검열이 시작된 것으로 추측되는 가운데 이미 내부에서는 그전부터 김덕훈에 대한 모종의 조치가 취해지고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지난 18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총비서의 강원도 안변군 오계농장 현지지도를 보도하며 동행 간부로 김덕훈을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이며 내각총리인 김덕훈 동지'라고 호명했다.
이전까지 북한 매체에서 김덕훈을 정식으로 호명할 때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이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이며 내각총리인 김덕훈 동지'였는데 이 보도에서 처음으로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직책이 빠진 것이다.
지난 8일 김덕훈의 황해도·평안남도 농장 시찰 보도까지만 해도 '정치국 상무위원'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내각총리'가 모두 언급됐다. 이로 미뤄 지난 8일과 18일 사이 국무위원회 차원에서 김덕훈에 대한 비공개 인사 조치가 있었을 것으라는 추측이 나온다.
8월 들어 인사 관련 북한 매체의 공개 보도는 없었지만, 김 총비서가 별도 회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직권으로 그의 해임을 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 사회주의헌법에 따르면 '국무위원회 위원장'은 '국가의 중요간부를 임명 또는 해임'할 권한을 가진다.
국무위원회는 북한의 최고 정책적 지도기관인 만큼 행정적 집행기관인 내각의 사업을 총체적으로 검열하기 위해 김덕훈을 국무위원회에서 먼저 내보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또 지난 22일 김 총비서의 공개적 질책이 나오기 이전부터 내부에서는 김덕훈을 끌어내리기 위한 조사와 조치가 상당 기간 진행 중이었다는 정황으로도 해석될 여지도 있다.
김 총비서는 간석지 침수 보고를 받고 나서 김덕훈이 이미 '한두 번' 돌아봤던 현장에 당 비서들을 파견했는데 이는 처음부터 김덕훈의 '무책임한' 행적에 대해 조사하겠다는 의도가 있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김 총비서는 이후 김덕훈이 "관조적인 태도로 현장을 돌아봤다"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는데 이 역시 당시 파견을 나갔던 당 비서들로부터 받은 보고 내용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미 김 총비서의 최측근 인사 중 한 명이며, 김덕훈에 대한 '검열' 지시 이후에도 변함없이 김 총비서의 공개활동을 계속 밀착 수행하고 있는 조용원 당 조직비서의 역할이 주목된다. 당 조직비서의 역할 중 하나가 간부들의 인사 관련 업무이기 때문이다.
김덕훈은 '고강도 질책' 이후인 지난 25일 '내각총리' 명의로 태국 수상에게 축전을 보내면서 매체에 당시 등장했다.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아직까지 총리 직함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문책이 어느 수준에서 끝날지에 대한 최종 처분 내용은 김 총비서가 지시한 '당적 검토' 이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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