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北 박정천, 김정은 군수공장 방문 수행… '무기' 관련 중책 맡았나
작년까지 '군부 1인자'였다가 해임… 포병 전술·무기 개발에 기여
- 이설 기자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작년 말까지 북한 '군부 1인자'로 불리다 올 초 해임됐던 박정천 전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김정은 당 총비서의 최근 군수공장 시찰에 모습을 드러내 주목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자에서 김 총비서의 지난 3~5일 대구경 방사포탄 생산 공장 등 중요 군수공장을 현지 지도에 동행한 당 간부들 중에 박정천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박정천이 김 총비서의 현지 지도 등에서 수행원으로 언급된 건 올 1월 해임 사실이 확인된 이후 처음이다.
박정천은 지난 2011년 말 김 총비서 집권 이후 부상한 북한 군부 인사로서 포병 전술과 관련 무기 개발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작년에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직에 올랐다.
북한에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김 총비서를 제외하고 군부 인사가 오를 수 있는 최고 직책으로 여겨진다. 박정천은 작년 4월 북한 조선인민군혁명군 창건 제90주년 열병식 땐 북한군 내 최고계급인 '원수'로 진급한 게 확인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작년 말 열린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위 비서직과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서 모두 해임된 뒤 공식 석상에선 자취를 감췄던 상황. 박정천은 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에서도 물러나 '문책성' 인사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돼왔다.
당시 박정천의 해임 사유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나, 일각에선 북한의 '소형 무인기 도발'이 우리 군에 탐지된 사실, 혹은 우리 군이 북한보다 먼저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를 발사한 사실 등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단 분석이 제시되기도 했다.
그랬던 박정천이 이번 김 총비서의 군수공장 시찰에 함께함에 따라 중요 직책에 복귀했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김 총비서는 지난달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7월27일)을 계기로 방북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무장장비전시회'를 함께 관람해 러시아에 대한 '무기 세일즈'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이번 군수공장 시찰 또한 이 같은 북러 간 무기거래설과 무관치 않을 것이란 게 관련 전문가들의 견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도 "박정천이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에서 특수 임무를 부여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총비서가 오는 18일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 그리고 21일부터 예정된 후반기 한미연합 군사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를 견제하기 위해 박정천에게 모종의 역할을 부여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박정천이 각종 중요 전략무기 생산, 새로운 탄종 계열 생산·개발, 무기 현대화 등과 관련해 중책을 맡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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