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北 박정천, 김정은 군수공장 방문 수행… '무기' 관련 중책 맡았나

작년까지 '군부 1인자'였다가 해임… 포병 전술·무기 개발에 기여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 2021년 북한 노동당 창건 제76주년을 맞아 개최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오른쪽 위에 김정은 당 총비서와 박정천 당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 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작년 말까지 북한 '군부 1인자'로 불리다 올 초 해임됐던 박정천 전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김정은 당 총비서의 최근 군수공장 시찰에 모습을 드러내 주목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자에서 김 총비서의 지난 3~5일 대구경 방사포탄 생산 공장 등 중요 군수공장을 현지 지도에 동행한 당 간부들 중에 박정천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박정천이 김 총비서의 현지 지도 등에서 수행원으로 언급된 건 올 1월 해임 사실이 확인된 이후 처음이다.

박정천은 지난 2011년 말 김 총비서 집권 이후 부상한 북한 군부 인사로서 포병 전술과 관련 무기 개발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작년에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직에 올랐다.

북한에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김 총비서를 제외하고 군부 인사가 오를 수 있는 최고 직책으로 여겨진다. 박정천은 작년 4월 북한 조선인민군혁명군 창건 제90주년 열병식 땐 북한군 내 최고계급인 '원수'로 진급한 게 확인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작년 말 열린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위 비서직과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서 모두 해임된 뒤 공식 석상에선 자취를 감췄던 상황. 박정천은 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에서도 물러나 '문책성' 인사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돼왔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3~5일 대구경방사포탄 공장을 비롯한 중요 군수공장을 현지 지도했다.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박정천 전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당시 박정천의 해임 사유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나, 일각에선 북한의 '소형 무인기 도발'이 우리 군에 탐지된 사실, 혹은 우리 군이 북한보다 먼저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를 발사한 사실 등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단 분석이 제시되기도 했다.

그랬던 박정천이 이번 김 총비서의 군수공장 시찰에 함께함에 따라 중요 직책에 복귀했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김 총비서는 지난달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7월27일)을 계기로 방북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무장장비전시회'를 함께 관람해 러시아에 대한 '무기 세일즈'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이번 군수공장 시찰 또한 이 같은 북러 간 무기거래설과 무관치 않을 것이란 게 관련 전문가들의 견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도 "박정천이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에서 특수 임무를 부여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총비서가 오는 18일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 그리고 21일부터 예정된 후반기 한미연합 군사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를 견제하기 위해 박정천에게 모종의 역할을 부여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박정천이 각종 중요 전략무기 생산, 새로운 탄종 계열 생산·개발, 무기 현대화 등과 관련해 중책을 맡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seo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