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기 전시회'로 군 열병식 대체했나…오늘 밤 동향 주목
'정찰·공격용' 신형 무인기 최초 공개…국방력 또 과시
열병식 열려도 '호전적' 메시지보다 '북중러 밀착' 및 국방 성과 과시 집중할 듯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북한이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체결일) 70주년을 맞아 대규모 무기전시회를 열어 신형 무기를 공개하는 등 국방력을 과시했다. 북한은 이번 기념일에 대규모 열병식을 열 것으로 예상됐는데, 열병식 대신 무기전시회 개최 소식이 먼저 나왔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26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함께 국방성 주최 '무장장비전시회-2023'을 관람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북한이 최근 개발 중인 것으로 파악된 무인기가 처음 등장했다. 신문은 무인기 두종을 선보였지만 무인기 이름과 그 용도, 제원 등 관련 사항은 전혀 소개하지 않았다. 다만 사진상으로는 북한이 날씨에 상관 없는 정찰이 가능한 합성개구레이더(SAR)가 달린 고성능 정찰용 무인기 1종과 활공형 유도폭탄(250파운드급), 레이저 유도 대전차 미사일 추정 물체가 달린 공격용 무인기 1종을 개발한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는 지난 2021년 10월 당 창건 76주년 때도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을 열고 전람회 방식으로 군사력을 과시했다. 이때도 당시 기준 신형 무기를 대대적으로 선보이면서 '열병식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전시회 전에는 북한이 열병식을 통해서 신무기를 공개해왔기 때문이다.
주변 국가에 '호전적'으로 비칠 수 있는 열병식 대신 상대적으로 '평화적'인 전시회를 통해 새 무기체계를 공개하는 것은 국방력은 과시하면서도 주변 국가에 대한 자극을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되기도 했다.
올해도 북한이 이미 전시회를 통한 신무기 공개를 선택한 데다 전시회에 러시아 대표단을 불러서 '쇼케이스'를 한 만큼 열병식을 생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북한이 장기간 열병식을 준비하는 동향이 포착됐던 만큼 열병식이 아예 생략되진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한 편이다.
이런 맥락에선 열병식이 열리더라도 한미를 향한 메시지 발신보다 '전승' 역사를 과시하고 북중, 북중러 밀착을 선전하는 데 방점을 둔 방식이 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한국과 미국, 일본에 대응해 북·중·러가 유대관계를 강화하며 신냉전 체계가 구축되고 있는 가운데 3국 간 유대의 역사성을 확인하고 향후 이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을 천명한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과의 갈등에서 '상황 관리'가 중요한 중국 입장에선 북한이 면전에서 미국을 상대로 과도한 대결 메시지를 내거나 핵개발 의지를 필요 이상으로 표출하는 것을 피하고 싶을 수도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중국이 '미국 본토 타격' 까지 공언하고 있는 북한의 '대결 의지'를 대놓고 인정하거나 옹호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주년이었던 지난 2013년 전승절 60주년 열병식에서도 북한은 다양한 무기체계를 공개하되 호전적 메시지를 내지는 않았다. 김 총비서는 직접 연설을 하지 않았고, 당시 북한군의 최고 실세로 여겨졌던 최룡해(당시 총정치국장)가 연설했으나 '전승' 역사만 부각하고 대외 메시지는 생략한 바 있다.
열병식이 열릴 경우 이날 저녁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그간 평양 김일성광장에 대규모 행사를 위한 군중 카드 섹션과 불꽃놀이를 준비해 왔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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