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정·군 몰아치기 담화에 무력도발까지…결속과 견제 동시에

김정은 '위임'에 따라 발표된 담화로 무게감…ICBM급 미사일 발사까지 단
한미의 대북 압박 움직임 견제·대응과 전승절 계기 결속 필요성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달 16~18일 열린 당 중앙위원회 8기 8차 전원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북한이 최근 노동당, 외무성, 국방성 등 당·정·군을 동원해 '몰아치기'식 담화를 낸 뒤 12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정 미사일까지 발사하는 도발로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외부에 대한 견제와 내부 결속의 필요성이 모두 반영된 행보로 분석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10시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장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지난 10일~11일 국방성 대변인과 김여정 부부장이 총 세 차례 미 공군의 정찰 활동을 비난하고, 11일에는 최선희 외무상 명의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지원하기로 한 것을 비난하는 등 당·정·군을 총동원한 대미 여론전을 펼친 다음 날이다.

북한이 최근 발표한 담화는 대미 규탄과 행동 예고에 방점이 찍혔고 발표 주체는 다르지만 김 부부장, 최 외무상 모두 '위임에 따라' 발표한다면서 담화를 통해 낸 입장이 김정은 총비서의 의중임을 명확히 했다.

김 총비서는 지난달 16~18일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 참석은 했으나 연설은 하지 않았고, 지난 8일 김일성 주석 사망 29주기를 맞아 참배했다는 사실만 알린 채 모습은 드러내지 않았는데 최근 일련의 담화 발표와 탄도미사일 발사로 자신의 입장을 드러낸 셈이 된다.

이는 한미의 대북 압박 움직임과 내부적으로 성대하게 경축하기로 한 전승절(27일·한국전쟁 정전협정체결일)을 의식해 외부 견제, 내부 결속이란 두 가지 목적 달성의 포석을 두는 측면이 있어 보인다.

이달 18일에는 한미 핵협의그룹(NCG)의 첫 번째 회의가 열린다. 또 핵탄도미사일을 탑재한 미국의 전략핵잠수함(SSBN)의 전개도 예고돼 있고, 내달에는 한미동맹 70주년 계기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이 예정돼 있는 등 북한이 견제·대응할 만한 다양한 일정이 예정돼 있다.

다만 북한은 한미를 겨냥한 담화는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매체엔 싣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연일 '전승세대' 정신을 상기하는 등 전승절의 의미를 부각하고만 있는데, 대외 강경 행보를 보이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전승절을 계기로 한 주민들의 결속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행보로 해석된다.

특히 이와 관련해 북한이 지난 5월31일 발사에 실패한 첫 군사정찰위성을 전승절 전에 재발사하며 이를 성과로 부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방성 대변인과 김여정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미국의 대북 정찰활동을 비난한 것도 자신들의 정찰위성 확보가 미국 때문이라는 명분을 쌓기 위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

이날 북한의 무력도발은 지난 4월 처음 시험발사한 ICBM '화성-18형'의 완성을 위한 추가 시험발사일 가능성이 있다. 만일 화성-18형이 또 발사됐을 경우 북한은 서둘러 '개발 완성'을 선언한 뒤 전승절까지 성과를 과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또 정찰위성을 재발사하기 위해 발사체 관련 시험을 진행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 5월 우주 발사체인 '천리마 1형'의 엔진 시스템 오류로 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했으며 이를 수정해 빠른 시일 내 재발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정찰위성 역시 북한이 대내외에 국방력 과시를 위해 전승절 전에 재발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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