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파병 대가가 30년 된 전투기인 이유…'최약체' 공군 강화
군사 전문가 분석…"구형 전투기 재개조할 가능성"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러시아에 군대를 파견한 대가로 방공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구형 러시아 전투기 '미그(MIG)-29'와 '수호이(Su)-27'를 받기로 했으며 이는 공군력의 '현대화'를 위함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 NK뉴스는 16일 '북한이 함대 현대화를 위해 오래된 러시아 전투기를 찾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새뮤얼 퍼파로 인도태평양사령관이 지난 7일(현지시간) 열린 안보회의에서 발표한 내용을 토대로 이같이 분석했다.
퍼파로 사령관은 "북한이 파병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미그(MIG)-29와 수호이(Su)-27 전투기를 지원받기 위해 협상 중이며 일부 합의가 이뤄졌다"라고 밝히며 "두 종류의 전투기가 러시아의 신형 5세대 전투기는 아니지만 여전히 '가공할 위력'을 가지고 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MIG-29는 러시아에서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았지만 Su-27은 여전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여전히 위험한 무기에 해당한다고 NK뉴스에 말했다.
동서대 러시아 전문가 크리스 먼데이는 이러한 전투기 이전은 핵 또는 미사일 기술을 제공하는 것보다 "덜 도발적일 것"이라면서도 "서방에 대한 러시아의 위험 전략의 또 다른 요소가 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모스크바는 핵 위협과 함께 "북한과 이란에 군사 기술을 보낼 수도 있다는 암시를 보내는 것"이라는 분석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MiG-29와 Su-27에 초점을 맞춘 것은 이러한 전투기가 첨단 항공기보다 인도 및 도입이 현실적으로 더 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구형 러시아 항공기를 실질적으로 '재생산'해야 할 것"이라며 "북한이 이전에 구형 항공기를 부품으로 분해하여 MiG-29를 재조립한 적이 있다"라고 언급했다.
트로이 대학의 서울 주재 강사인 다니엘 핑크스턴도 새로 들어온 전투기들이 북한의 "낡고 황폐해진 공군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다목적 전투기로, 주로 전투나 방공에서 공대공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들이 가진 것과 비교했을 때 방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오래된 소련 항공기를 통합하는 것은 평양에 "기회 비용"이 따른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가장 현대적인 전투기는 1980년대에 도입한 소련제 MIG-29와 MIG-23이지만, 대부분의 함대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MIG-15와 같은 오래된 항공기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북한은 비전투 항공기에 무기를 장착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여기에는 원래 수송 및 정찰용으로 제작된 'An-2 복엽기'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북러 협력을 통한 군사적 밀착 확대에 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실제로 중고 전투기를 준다면 이는 어디까지나 대단히 심각하게 노후화된 북한 공군력 현대화 작업에 앞선 '맛보기 버전' 정도"라며 "교육용으로 소량을 공급하고, 진짜 전투용 항공기는 신규 생산한 물량을 줄 가능성이 더 높다"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러시아는 국내 생산뿐만 아니라 인도에 있는 Su-30 전투기와 엔진 생산 공장에서도 부품을 조달하고 이란에도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북한이 Su-30SM2나 Su-35S와 같은 4.5세대 플러스급 전투기를 도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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